미국 영화계 전설 로버트 레드포드가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지난 2002년 3월24일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명예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의 전설적인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지난 16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레드포드는 이날 유타주 자택에서 자던 중 조용히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인은 유족의 요청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1936년 8월18일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레드포드는 1960년대 중반부터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1969년 영화 '부치 캐시디 앤 선댄스 키드(한국 개봉명: 내일을 향해 쏴라)'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업 클로즈 앤 퍼스널' '흐르는 강물처럼' '위대한 개츠비' '스파이 게임' 등의 명작에 출연했다.

1980년에 감독으로 참여한 '보통 사람들'로 오스카 감독상을, 2002년에 오스카 평생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레드포드는 영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81년 선댄스 영화제와 선댄스 인스티튜트를 설립해 독립영화 제작을 장려했다. 선댄스는 스티븐 소더버그와 쿠엔틴 타란티노, 코엔 형제 등 세계적인 감독들을 발굴하며 미 독립영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2014)와 '어벤져스 : 엔드 게임'(2019)에 출연하며 젊은 세대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은퇴 이후에는 환경과 인권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국제적 연대를 호소했고 2020년 미국 서부 산불 사태 당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레드포드는 2016년 미국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드뇌르 훈장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60년 넘게 할리우드를 대표한 신사이자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며 레드포드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