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미국 뉴욕에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사상 처음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내놨다. /사진=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사장)가 내년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출시를 포함해 203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18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중장기 경영 전략을 내놨다.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합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무뇨스 사장은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더 셰드'(The Shed)에서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무뇨스 사장은 내년부터 HEV(하이브리드), EV(전기차),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FCEV(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반의 신차를 지속해서 시장에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무뇨스 사장은 전기차 수요 정체의 반사이익이 집중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라인업을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괄해 18개 이상으로 확대하며 시장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보다 2배 이상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전략.


현대차그룹의 첫 후륜(RWD) 기반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인 럭셔리 하이브리드차를 내년 출시하고 추후 합리적 가격을 갖춘 엔트리 하이브리드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출시된 팰리세이드부터 도입을 시작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해 보다 향상된 주행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이브리드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엔진 시동 없이도 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테이(Stay) 모드와 V2L(Vehicle To Load·양방향 충전) 기능 등 다채로운 전동화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사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9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특화 상품성을 갖춘 신형 전기차들을 유럽·중국·인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 회복과 대중화를 이끌어 나갈 '아이오닉3'를 출시한다. 아이오닉3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할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9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소형 EV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를 공개하며 내년 출시될 아이오닉3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무뇨스 사장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지속적인 도전으로 치열한 EV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준중형(글로벌 C 세그먼트) 전동화 SUV '일렉시오'를 선보이는 데 이어 준중형 전동화 세단을 내년 내놓기로 했다. 두 차종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는 현지전략 EV다.

2027년 인도 시장에서는 현지 전략 경형급(글로벌 A+ 세그먼트) SUV 전기차를 선보인다. 인도 소비자를 매혹할 맞춤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출 첫 인도 특화 EV이며 인도 현지 공급망을 바탕으로 차를 완성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적용으로 더욱 우수한 경쟁력을 갖출 신형 전기차를 지속해서 시장에 내놓으며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비용은 낮추면서도 에너지 밀도, 충전시간 등의 성능은 개선하고 더 안전한 구조와 첨단 진단 시스템을 채택한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을 향후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처음 전략을 공개한 EREV는 현대차만의 고성능 배터리 및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7년 출시될 예정이다.

EREV는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내연기관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EV 충전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대비 55%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EREV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가 주도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혁신의 대표 상징 사례로 FCEV에 대해서도 짚었다.

현재 현대차는 글로벌 FCEV 시장 누적 점유율 57.5%를 차지하는 선도 업체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2세대 넥쏘를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내연기관과 동등한 수준의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승용·상용을 아울러 FCEV 시장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파워트레인 기술력 강화와 함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높인다.

차 HW(하드웨어)를 표준·단순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유연한 SW 아키텍처 CODA(Computing & IO domain-based E&E architecture)와 차 운영체제인 'Pleos Vehicle OS'(플레오스 비히클 오에스)를 적용, 새 서비스·기능을 신속 반영할 수 있는 SW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2026년까지 SDV 페이스 카(Pace Car)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내년 2분기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leos Connect'가 적용된 차가 처음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