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넷플릭스 시니어 디렉터(가장 왼쪽)가 20일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특별 대담회에서 패널들과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넷플릭스가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외 신진 영화인 및 제작 전문가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아시아'(Creative Asia)를 개최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콘텐츠 부문 부사장은 "지역 특색에 맞는 콘텐츠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했다. 김민영 부사장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는 우리로 하여금 수많은 사람을 연결시키는 핵심은 지역적 진정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며 "뿌리에 충실한 이야기를 통해 세계팬 공감을 샀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콘텐츠 성공은 공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관계를 통해 이뤄진다"며 "모든 작품들은 이것에만 헌신하는 파트너가 있는데 일부 소수 파트너만이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발굴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트너십을 넘어 로컬 프로덕션 생태계를 계속해서 지원하고자 한다"며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를 통해 부산 국제영화제를 찾은 수면 위로 올라선 창작자가 거장들에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작품을 위해 들어간 수개월 헌신은 드러나지는 않는다. 수천명의 뛰어난 제작인력이 있고 수백만가지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넷플릭스는 창의력이 날개를 다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데 안전하고 존중받는 양질의 업무 환경과 건강한 조직문화는 높은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천편일률적인 접근을 하는 건 아니다"며 "어떤 점이 부족하고 투자가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지점을 찾아낸다"고 했다. 또한 "모든 콘텐츠는 지역에서 담아내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해당 지역에 맞춰 현지화를 통해 지역의 전통과 비전을 기리고자 한다"며 "맞춤형 전략을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이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전 세계적인 거장과 베테랑 크리에이터를 초청해 신인 창작자에게 실질적인 제작 노하우를 전하는 한편 아시아 콘텐츠 생태계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서부터 세심한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 이용수 감독은 '영화 작업시 넷플릭스의 차별화된 지점이 무엇이냐'는 이성규 넷플릭스 시니어 디렉터 질문에 '온보딩 프로그램'을 꼽았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온보딩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후반작업팀도 제작을 이해하는 과정을 제공해준 게 퀄리티 면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최상의 퀄리티에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4개국(한국·일본·캐나다·이탈리아)을 다녀왔는데 제작상황이 달라 해외 촬영이 쉽지 않았다"며 "넷플릭스에서 각국에서 정보들이나 고려해야 할 부분, 예를 들어 이슈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러한 지원들이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와 같이 기존에는 생소했던 새로운 직업군이 현장에 도입되면서 제작 환경 질을 높이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모모코 니시야마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노출이 있거나 신체적으로 친밀한 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위해서 우리가 존재한다"며 "넷플릭스가 이 역할을 처음 소개한 주체이며 이제는 일본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모모코 코디네이터는 "소통이 개방적으로 된다. 불편한 지점에 대해선 '거부해도 되는구나' 이런 지점들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에선 눈치를 챙기는 게 중요하고 감독이 하라면 다 그렇다고 하는데 이제는 개방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차별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