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4조 베팅…'트럼프 관세' 넘는 '서정진 승부수'
일라이 릴리 미국 공장 인수… 이후 증설 추진
CMO 계약으로 투자금 조기 회수 기대감
"관세, 현재는 리스크지만 미래엔 거래 조건 될 것"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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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미국 공장 인수와 증설에 최소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정책을 돌파하기 위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승부수라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약 4600억원 규모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장 인수 대금을 포함한 초기 운영비 등은 총 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인수 후에는 공장 내 유휴부지에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할 예정으로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공장 인수와 증설에만 최소 1조40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인수한 공장에서 셀트리온 제품이 생산되는 시점은 오는 2027년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미국 정부 승인 획득 및 일라이 릴리와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셀트리온 제품 밸리데이션(공정 검증 문서화)과 시생산을 추진한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모두 미국 시장에 공급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생산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일라이 릴리와 CMO(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생산거점 마련과 동시에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인수 공장에서 생산해 온 원료의약품을 일라이 릴리로 꾸준히 공급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매출 확대와 투자금 조기 회수도 기대된다. CMO 계약 금액은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내 CMO 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률(30%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공장에 대한 품질 이슈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셀트리온이 인수 공장 정밀 실사를 진행한 결과 관련 우려가 없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도 지난해 통과했다는 게 서 회장 설명이다. 최근 완공된 셀트리온 3공장과도 큰 차이 없는 클린한 생산시설이라고 한다.
고용 승계로 안정적 운영… "트럼프 후임 와도 관세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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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공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미국 현지 인력의 완전 고용 승계까지 추진한다. 인력 공백 없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운영 안정성과 생산성을 이어 가기 위해서다. 신규공장 건설의 경우 초기 가동 준비와 운영 인력 확보 및 훈련에 큰 비용과 긴 시간이 투입된다. 인력 승계 시,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이번 공장 인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부과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2년 치 재고 미국 이전, 현지 CMO 회사와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을 추진했고 이번 현지 생산 공장 확보를 통해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했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관세를 피하는 방법은 '메이드 인 USA'로 하는 것"이라며 "그 투자를 하면 관세라는 건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이 오더라도 관세는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이것(관세)을 상수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물건을 팔려면 메이드 인 USA로 하라는데 이 투자를 안 할 방법은 없다"며 "(관세는) 현재 리스크지만 (미래에는) 거래의 조건이 될 것이다.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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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