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향후 주가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은 최근 1년 한미약품 주가. /그래픽=강지호 기자


국내 비만 치료제 개발 선두 기업인 한미약품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최근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50만원대를 웃돌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미약품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50분 장중 38만500원 안팎을 움직이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39만3000원) 대비 3.2% 하락이다. 전날 장중 39만6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약품 주가 추이는 오너일가 모녀(송영숙·임주현)와 형제(임종윤·종훈) 측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18일(장중 37만5000원)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미약품 주가 상승은 약 6개월 전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4월7일 장중 52주 최저가 21만5000원을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며 우상향하고 있다. 약 6개월 동안 주가가 두 배 수준으로 급등한 것. 지난 3월 모회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며 회사가 안정화된 영향으로 관측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월26일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전문경영인인 김재교 부회장을 임명했다.


주총 이후에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국내에서 열풍을 일으키면서 비만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기존 비만 치료제의 단점이었던 근손실 문제를 보완한 한미약품의 HM17321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달부터 HM17321 관련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신약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차별화된 HM17321·에페글레나타이드… "밸류에이션 매력"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HM17321은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 연구진은 HM17321이 근육 내 조절 T세포 활성화를 통해 근세포 기원인 위성 세포의 분열과 분화를 촉진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근력 운동의 생리적 근육 증가 메커니즘을 차용해 근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비만 영장류 모델에서는 체지방 선택적인 체중 감량과 제지방량 보존 효과를 재현했다.

출시를 앞둔 에페글레나타이드도 관심을 받는다. 한미약품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설계돼 위고비·마운자로 대비 국내 경쟁력이 강할 전망이다.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되는 만큼 경제적인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존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가진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하고 환자 편의성과 내약성을 높인 게 장점으로 언급된다.


증권가는 비만 치료제를 바탕으로 한미약품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한미약품의 목표가를 52만원으로 설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다. 상상인증권(45만원), NH투자증권(44만원), IBK투자증권(40만원) 등도 이달 들어 한미약품의 목표가를 현재 주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정하고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내세웠다.

위해주·이다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파이프라인 모멘텀으로 주목받으며 한미약품 주가는 상승했지만 아직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 27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KRX 헬스케어 지수의 12MF PER 42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