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배당 챙긴 성래은… '임시의장'으로 영원무역 승계 굳히기 수순
10월1일 임시주총서 임시의장 선임 안건 추가
실적 부진에도 연봉 33억→126억원… 유통가 '톱3'
비상장사 YMSA는 66억원 배당… "승계 자금 마련" 해석도
고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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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등을 취급하는 영원무역이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성래은 부회장(47)을 임시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선 성 부회장이 의장석까지 차지하면 승계 구도가 굳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 부회장이 최근 몇년간 실적 부진에도 고액 보수와 배당을 챙기면서 계열사가 승계 재원 마련을 돕는 '사익편취'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대두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지난 15일 정정공시를 통해 오는 10월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성 부회장을 임시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추가했다. 동시에 정관상 직위에 부회장을 신설하는 안건도 상정됐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성 부회장은 부친인 성기학 회장(78)을 대신해 주총에서 임시의장을 맡게 된다. 영원무역 측은 이와 관련해 "(성 회장이) 해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게 됐고 의장이 없으면 주총은 열릴 수 없어 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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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를 승계 구도와 연결짓는다. 영원무역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 성 부회장이 주총에서 임시의장까지 맡게 되면서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해석이다. 성 부회장은 현재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인 YMSA 지분의 과반(50.1%)을 보유하고 있다. '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으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를 통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성 부회장이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보수가 급격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2022년 33억4500만원 수준이었던 성 부회장의 보수는 2023년 82억500만원으로 145% 증가했다. 성 부회장은 2023년 3월 성 회장으로부터 YMSA 지분 50.1%를 증여받으며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성 부회장은 증여세 850억원의 상당 부분을 YMSA로부터 빌려서 납부했다.
성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에서 총 126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전년(82억500만원) 대비 53.5%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총 62억원을 수령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98억8100만원), 이재현 CJ그룹 부회장(92억원)에 이은 유통업계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YMSA에서 66억원의 배당도 받았다.
같은 기간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2022년 1조21억원, 8230억원이었던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5170억원, 3155억원으로 48.4%, 61.66%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2950억원, 228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에도 지급되는 성 부회장의 고액보수가 승계 재원 마련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 부회장은 늘어난 보수와 배당으로 YMSA의 대출금을 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YMSA가 회수한 금액은 134억원이며 지난해 말 기준 637억원의 대여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계열사들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승계 재원 마련을 돕는 구조로 해석하며 사익편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 부회장은 향후 성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넘겨받아야 완전한 승계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증여세를 마련해야 한다. 영원무역은 2023년 성 회장 일가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영원무역 측은 성 부회장의 보수와 관련해 "모든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이사회 규정에 보수 한도가 정해져 있다"며 "책정된 한도 내에서 지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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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