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개 주요 가상자산사업자 CEO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개 주요 가상자산사업자 CEO(최고경영자)에게 "이용자 보호를 핵심 경영 가치로 설정하고 과도한 이벤트나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 몰두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강남 소재 DAXA(닥사) 컨퍼런스룸에서 주요 가상자산사업자 CEO와 간담회를 진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두나무 ▲코빗 ▲코인원 ▲스트리미 등 원화거래소 4개사와 돌핀 등 코인거래소 3개사, 한국디지털에셋 등 보관업자 3개사 총 10개사의 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가상자산시장이 새 정부 국정과제인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 정책과 맞물려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성장과 발전은 이용자를 이익창출 대상이 아닌 상생과 성장 파트너로 존중할 때만 지속 가능하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이용자 보호를 경영의 핵심 가치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의 책임 경영을 확립해야 한다"며 "과도한 이벤트와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만 몰두한 왜곡된 경쟁보다는 이용자 시각에서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길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IT(정보기술) 안전성을 확보할 것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사업자의 경쟁력은 IT 안전성에 그 뿌리를 둬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IT 인프라 구축과 안정성 관리 등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 강화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시장의 근간이 되는 공정성과 투명성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예외일 수없다"며 "시장감시 조직과 인력 확충,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체적인 시장감시 기능 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 코인 등 금융·실물경제 연계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원장은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파급효과를 사전에 면밀히 분석해달라"며 "시장 급변 등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가상자산사업자 CEO들은 이용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금융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이용자 편익을 제고하면서도 공정한 경쟁과 업계 상생이 이뤄질 수 있는 규율 체계 마련 등 다양한 건의사항도 전달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과 건의사항을 향후 가상자산 분야 감독 업무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금감원도 이용자보호와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가상자산 생태계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