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한일 관계 개선 상황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재팬 2025'에 참석한다. 사진은 지난 8월23일 한일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고 양국 정상이 의견을 모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은 곧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바이오재팬을 통해 일본 공략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교류 늘리는 한일… 바이오, 유력 '협력 분야' 부상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건 지난 8월부터다.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방미 직전 일본을 찾은 게 시작이다. 국내 핵심 동맹국인 미국보다 일본을 우선 방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당시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간 교류 및 전략적 인식 공유 강화 ▲미래산업 분야 협력 확대 및 공동 과제 대응 ▲인적교류 확대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협력 ▲역내 및 글로벌 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


지난 8월 한일정상회담 이후 이시바 총리가 잇따른 선거 패배를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우호적인 한일 관계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유력한 차기 일본 총리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모두 한일 관계 진전의 중요성을 언급한 덕분이다. 한국에 민감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중심적인 자세가 나올 수 있으나 산업 측면에서는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달 토론회에서 "미일 동맹과 함께 한미일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의 경우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 대통령과의 셔틀 외교를 계속해 양국 관계를 전진시키겠다"고 했다.


한일 기업인들도 협력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6월 발간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한일 기업협력의 현주소와 발전전략'을 살펴보면 한국기업의 94.5%, 일본기업의 95.9%가 향후 상대국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무역협회는 해당 보고서에서 바이오를 유력 협력 분야로 꼽으며 "연구·개발부터 실제 사업화에 이르는 단계에서 상호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포괄적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바이오재팬 개막 임박… K바이오, 수주 성과 '정조준'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재팬 부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업계는 오는 8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진행되는 '바이오재팬 2025'를 통해 한일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재팬은 1986년에 시작된 아시아 최대 규모 바이오 행사다. 올해는 재생의료재팬, 헬스테크재팬과 함께 열리는 만큼 다양한 바이오 관련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사무국은 올해 1200개 이상의 업체(공동 참가업체 포함)가 참가해 2만㎡ 규모 전시장에 부스를 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회사 1052곳이 850개의 부스를 설치했다.

바이오재팬에 참가하는 국내 주요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이들은 이번 바이오재팬을 통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수주를 늘리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인적분할 후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 회사로 도약할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일본을 낙점했다.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수주를 위해 회사 경쟁력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바이오재팬 단독 부스를 설치한다. 고객사 범주를 글로벌 톱 40 제약사로 확대하기 위해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 설명이다. 부스에서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생산 역량과 원스톱 CDMO 경쟁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비롯해 제임스 최 영업지원담당 부사장과 케빈 샤프 ales&Operation담당 부사장도 바이오재팬에서 예비 고객사 등에 회사 역량을 소개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로 단독 전시 부스를 꾸린다. 부스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회사 소개와 잠재 고객사와의 파트너링 미팅이 진행된다.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바이오재팬 세미나에서 ADC 관련 발표를 진행하며 회사의 시장 경쟁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1억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ADC 생산시설을 건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