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 제도가 시행된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입국하는 모습.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에 대한 비자 면제 제도가 시행되면서 한중 항공 노선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유커 효과'로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년 6월30일까지 국내외 전담 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최대 15일 동안 비자 없이 국내를 여행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약 1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 연휴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이어지면서 한중 노선의 항공 수요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중 노선 여객 수는 780만3352명으로 전년 동기(617만4212명) 대비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평균 증가율(7.1%)을 크게 웃돈 수치다. 지난 8월 중국인 입국자 수도 61만3177명으로 전년 대비 20.1% 늘었다.


중국 노선은 과거 국내 항공사들의 핵심 시장이었다. 2016년 한국과 중국을 오간 여객은 1802만명, 운항 편수는 13만편에 달했지만, 2017년 사드 갈등과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며 여객 수가 급감했다.

항공업계는 무비자 시행과 한중 관계 회복을 계기로 여객 수요가 사드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중국 주요 도시 신규 취항과 노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주당 194회 운항했던 중국 노선을 올해 10월 주당 203회로 확대한다. 현재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총 22개 도시를 취항하고 있는데, 최근 인천-쿤밍과 부산-칭다오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말부터 운항 횟수를 기존 대비 주 26회 확대해 총 18개 노선에 주 164회 운항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중국 소도시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1일부터 인천–구이린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인천-웨이하이 노선을 주 5회로 증편, 오는 26일부터 주 7회 운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중국 노선 탑승률은 올해 1월 70% 초반대에서 8월 80% 후반대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장자제 노선과 인천-우한 노선을 주 3회 운항한다. 에어부산은 부산-장자제 노선을 주 4회에서 6회로 증편하고, 부산-시안 노선을 재운항했다. 진에어는 지난 5월30일부터 인천-칭다오 노선 운항을 재개해 현재 주 6회 운영 중이다. 오는 22일부터는 인천-구이린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유커의 귀환은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LCC의 경우 2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진 데다 여름 성수기에도 국제선 여객 수가 줄어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 노선은 단체 관광 수요가 안정적이고, 거리 대비 운임 단가가 높아 수익성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노선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일본과 동남아에 집중했던 LCC들이 점차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외항사를 이용해 한국에 입국하는 중국인 수요를 국적 항공사로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