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4개를 관리한 증권사 직원이 법정 증언을 내놨다. 사진은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관리한 증권사 직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규명을 위한 증인신문에 출석했다.

15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여사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여사는 오전 10시12분쯤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4개를 관리한 증권사 직원 박모씨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박씨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직접 주문하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례적으로 거의 매일 주식 잔고 및 매매 현황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서는 지난 2010년 10월~2011년 1월 김 여사와 박씨가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특검 측은 지난 2010년 11월1일 통화에서 박씨가 김 여사에게 거래내역을 보고한 것을 두고 "거의 매일 장 종료 후 혹은 다음 날 아침 계좌 주식 잔고와 매매 현황을 보고했냐"고 물었고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HTS 거래는 고객이 직접 주문하는 거니까 직원에게 보고해달라고 하는 일 별로 없지 않냐"는 특검 측 질문에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녹취에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인위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인지한 듯한 정황도 담겼다. 김 여사는 박씨와의 통화에서 "저쪽 사이버 쪽 하는 사람들이 이게 되잖아. 다 그거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사이버 쪽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외부 작전 세력이라고 생각되며 정보를 주고받으며 매매하는 것 같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시장 지수는 빠졌는데 도이치 주가가 10% 가까이 올라 종가에 끝난 날 박씨는 김 여사에게 "의외의 상황이다. 어떻게 그렇게 영향이 없을 수가 있을까 생각이 좀 든다"고 말했고 김 여사는 "그러니까. 우리 기술은 좀 많이 빠졌죠? 그래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오늘 시장이 26포인트 빠졌다. 도이치모터스는 관리를 하니까 그래도 가격이 유지가 됐다. 아침에 올라올 때 조금 팔고 나중에 빠질 때 조금 사는 관점도 있지만 주가를 관리하는 느낌도 들었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반응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박씨가 추가 투자를 권유하자 "아니 아니 아니 쉐어를 해야 해서" "거기서 내가 40% 주기로 했어" "거기서 달라는 돈이 2억7000만원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는 주가조작 세력과 투자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