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고조로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200달러(약 597만원)를 기록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에 금이 진열다. /사진=뉴스1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300달러를 넘어섰다. 연일 치솟은 금값에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와 실버바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후 4시7분 기준 온스당 4316.99달러로 전장보다 2.6% 올랐다. 장중에는 4318.75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2.5% 상승한 4304.60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433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주 금값은 8% 이상 급등해 2020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상승률은 65%로 이달 12% 올랐다. 은 현물 가격도 온스당 54.15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 금값 급등세에 금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에선 골드바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가 내년 초까지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선 10g, 100g 등 소형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금 거래소에서 공급하는 1kg짜리 골드바만 구매할 수 있고 KB국민은행도 금 거래소의 1kg짜리 골드바·실버바만 판매 중이다. 배송 지연은 약 10영업일가량 발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LS MNM에서 공급받은 10g, 100g 등 소형 골드바 재고를 모두 소진해 당분간 1kg 제품만 취급한다. 아울러 금 거래소 37.5g짜리 골드바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 LS MNM의 1kg짜리 골드바만 취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3.75g, 10g, 100g, 1kg 골드바와 삼성금거래소의 37.5g, 187.5g, 375g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1∼2일 134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일평균(영업일 기준) 판매액은 약 67억원으로 지난달의 51억원보다 많다. 올해 골드바 판매액은 약 4505억원으로 지난해 판매액(1654억원)을 3000억원 가량 넘어섰다.

은행 계좌에서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대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조5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1조4171억원)과 비교해 959억원 늘어난 셈이다. 3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고 9월 들어 크게 늘면서 1조4000억원을 넘었다.

은행 관계자는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금값이 높은 가격 수준으로 오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