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의 주가 반등 전략이 주목된다. 사진은 최근 1년 휴젤 주가 추이. /그래픽=강지호 기자


단가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휴젤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글로벌 사업을 담당할 CEO(최고경영자)를 외부로부터 영입하고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제도를 도입한 게 대표 사례다.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을 공략해 성과를 창출하고 임직원들의 주가 부양 의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관측된다.


2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휴젤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50분 기준 26만25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25만9000원) 대비 1.4% 상승하며 하락세 속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휴젤 주가는 지난 7월1일 장중 52주 최고가(39만2000원)를 경신한 후 3개월여 동안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하고 있다. 이 기간 휴젤의 주가 하락률은 33.0%에 달한다.

주가 하락은 단가 경쟁 심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이 격화하면서 올 3분기 실적이 기존 예상치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핵심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견조하겠으나 국내와 동남아시아 시장 경쟁이 심화하며 수익성이 꺾일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현대차증권·DB증권 등 증권사 4곳은 이달 리포트를 통해 휴젤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에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휴젤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81억원, 59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휴젤 리포트를 발간한 각 증권사는 올 3분기 휴젤 실적을 매출 1150억~1170억원대, 영업이익 550억~570억원대로 전망했다.

레티보 '미국 안착' 총력… 장기 성과 '정조준'

사진은 새로 선임된 캐리 스트롬 휴젤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사진=휴젤


주가 하락 상황에서 휴젤은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 전문가 캐리 스트롬 전 애브비 수석 부사장을 글로벌 CEO로 영입했다. 미주 지역 중심의 성장을 본격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휴젤은 지난 3월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를 출시한 뒤 점유율 상승에 회사 역량을 모으고 있다. 3년 안에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1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스트롬 CEO는 레티보가 미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는 2011년 엘러간(현 애브비)에 합류한 뒤 50개국 이상에서 보툴리눔 톡신 등 50억달러(7조여원) 규모 에스테틱 포트폴리오를 이끌었다. 이전에는 엘러간 미국 의료미용 부문 수석 부사장을 거쳤고 화이자에서 11년 동안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했다. 스트롬 CEO는 글로벌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기준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휴젤은 주가 부양을 이끌 수 있는 RSU도 전격 도입했다. RSU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성과 창출 여부에 따라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제도다. 보상 지급 시기가 늦은 만큼 임직원들의 장기근속을 이끌 수 있다. 장기 성과를 통한 주가 상승도 가능하다. 회사가 RSU 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유통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르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휴젤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춘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RSU 도입을 결정했다"며 "RSU를 부여받은 임직원이 기간 및 성과 요건을 달성할 시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교부해 해당 임직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