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가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LIG넥스원 부스의 한국형 전자전기 모형./사진=김대영 기자


"북한 전체 레이더를 한번에 무력화하고 통신망을 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LIG넥스원 부스 대형 스크린 속 가상 전장 지도 위로 전자파 교란 신호가 퍼졌다. 관람객의 시선이 모인 곳에는 한국형 전자전기(EA기) 모형이 있었다. 공중에서 적 신호를 탐지하고 재밍(전파교란)을 수행하는 항공기로 "국산 기술로 만든 EA-18 그라울러급"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AI, 위성, 무인기 기술이 하나의 전장 체계로 연결되는 미래전의 풍경이었다.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가 개막했다. 지난 주말 성남 서울공항에서 블랙이글스 에어쇼로 막을 올린 데 이어 이번 주부터는 비즈니스 중심의 산업전이 본격화됐다.


올해 ADEX의 화두는 단연 AI와 무인화다. KF-21, K9 자주포, 천무, 무인 전투체계 등 주요 무기체계가 AI 기술과 결합돼 '자율 전장'으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전시가 화력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전장의 주도권을 쥐는 흐름을 뚜렷이 보여준다.

LIG넥스원, 'K방공망 벨트' 통합 솔루션 공개

LIG넥스원의 미래형 항공기체(AAV)용 통합 항공전자시스템 체험 부스 모습./사진=김대영 기자


LIG넥스원은 올해 '글로벌 다층 대공망'(Global Layered Air Defense)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장 한쪽에는 L-SAM, 천궁Ⅱ, LAMD 등 국내 방공체계가 전시됐고 그 위를 잇는 AI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이 관람객들에게 실시간으로 시연됐다.


특히 관람객의 관심을 모은 것은 한국형 전자전기 모형이었다. LIG넥스원 최혁재 책임연구원은 "EA기는 북한 전역의 전파 신호를 탐지·분석해 통신을 교란하거나 아군 작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국내 기술로 4만 피트 상공 작전이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차세대 위성 '천리안 5호', UAM(도심항공기) 체험 시뮬레이터, AI 전장 시각화 플랫폼 등이 전시됐다. 회사 관계자는 "감시정찰부터 지휘통제, 타격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장 솔루션을 구축 중"이라며 "AI와 데이터로 연결된 'K-방공망 벨트'가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종수 없는 K9 자주포 시대 온다"… 한화, AI로 무장한 '미래 자주국방' 청사진

A자형으로 구성된 한화관은 관람객, 외국군 장성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사진=김대영 기자


9홀의 'A자형' 한화관은 입구부터 눈에 띄었다. '내일의 AI 국방'(AI Defense for Tomorrow)이라는 주제 아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이 공동으로 참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밀타격 무기 '천무' 시리즈를 1.0~3.0 버전으로 전시했다. 이 중 '천무 3.0'은 정찰용 소형드론과 자폭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무기체계로 발사관이 열리면 드론이 먼저 이륙해 목표를 탐색하고 정보를 공유한 뒤 자폭 드론이 뒤따라 타격한다. 한화 관계자는 "AI를 통해 각 탄이 실시간 협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주포 K9A3는 완전 무인화가 목표다. 이 관계자는 "2030년대에는 조종수 없이 원격 제어로 사격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포병 인력 감소 시대에 맞춘 대응"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초소형 SAR 위성, AESA 레이다, 해상 전투체계 등 정찰·통신 솔루션을, 한화오션은 AI 기반 지휘통제함 모델을 공개하며 해상·우주까지 아우르는 'AI 자주국방' 비전을 제시했다.

'KF-21 호위' AI 무인 전투기 '로얄 윙맨' 출격... 대한항공, 유무인 복합전 시대 연다

대한항공의 무인기 'LOWUS(Loyal Wingman) LOWUS(Loyal Wingman)'의 모습. /사진=김대영 기자


대한항공은 'AI 무인기 3종'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 기체는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로 KF-21 전투기와 편대비행하며 호위·공격·전자전 임무를 수행한다. 중형 타격 무인기(Loitering Munition) 시제기와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목업도 함께 공개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대의 KF-21이 3~4대의 LOWUS와 함께 작전하면 생존성과 작전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며 "2026~2027년 시제기 초도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시품인 KUS-FX는 날개와 꼬리를 접은 채 미사일처럼 발사돼 비행 중 펼쳐지는 소형 자폭 무인기로 정찰·기만·공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이 관계자는 "AI가 탑재돼 현장 상황에 따라 임무를 스스로 선택한다"며 "미래 공중전의 핵심은 유무인 복합작전(MUM-T)"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