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조사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 해병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6차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채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국방부 조사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는 박 대령을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사본부 차장은 본부장에 이은 2인자 격으로, 주로 대령급 장교가 맡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보기관 조직 개편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해 장기간 공석이던 차장 직위에 직무대리를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사본부는 비상계엄으로 인해 본부장과 차장 모두 공석이다. 박헌수 전 본부장은 기소휴직 처분됐고, 김상용 차장 또한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에 육군 군사경찰실장이 본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그동안 국방부 안팎에서는 박 대령의 조사본부 이동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 대령이 실제로 조사본부로 자리를 이동했고, 2인자 자리를 맡으면서 조사본부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사본부장은 장성급 장교가 맡는 보직으로, 연말 장성 인사에서 박 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하며 조사본부장이나 직무대리를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초동 조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그는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인계하지 말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겨 항명 혐의를 받고 보직 해임과 구속 등 시련을 겪었지만, 올해 초 최종 무죄 판결받았다. 이 과정에서 'VIP 격노설' 등 부당한 수사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헌법적 가치 수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박 대령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