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인 여성이 행인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으나 경찰의 미흡한 수사로 피해자 가족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 20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폭행 피해자 사진.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지하철역에서 청각장애인 여성이 행인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음에도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는 피해자 가족 폭로가 나왔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청각장애인인 어머니 A씨가 지하철에서 심한 폭행을 당했지만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해 답답하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8일 서울 성북구 안암역 지하철 내에서 이동 중 남성 B씨와 세게 부딪혀 넘어졌다. B씨는 그냥 자리를 떠나려했고 A씨는 이를 제지했다. 그 과정에서 팔이 꺾여 팔목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고 수술까지 받게 됐다. B씨는 병원으로 함께 가던 중 도주했으나 아직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작성자 가족들은 경찰 수수가 지지부진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담당 경찰은 폭행이란 가족들의 주장에 "넘어지며 부러졌는지, 팔을 비틀어 부러졌는지 알 수 없다"며 사건을 단순 과실 치상으로 분류했다. A씨는 수화통역사까지 불러 "B씨가 팔을 비틀어 꺾었다"고 재차 진술했으나 수사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


작성자는 경찰이 사건 발생 후 10일이 지나서야 병원 CCTV 영상을 확보하려 했지만 이미 영상이 지워진 뒤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B씨가 이동 과정에서 선불 교통카드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경찰이 '가해자가 고려대 병원 환자일 수도 있다'며 추측에 의존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장애인이신 어머니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이고 수사 지연과 증거 소실로 너무 억울한 상황에 놓여있다. 수사에는 진전도 없다"고 분노했다.


또 단순 실수가 아닌 명백한 폭행상해임을 강조했다. 작성자는 "장애인 피해자 보호 의무가 전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 신상정보는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어머니께서 찍어둔 사진이 있다. 왜 잡지 못하고 있는 거냐"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끝으로 작성자는 "억울하게 다친 피해자가 더 이상 방치되지 않게 제발 이 사건을 제대로 다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 사건이 원활해질 수 있게 조언과 도움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국가인권위원회나 경찰청 민원에 글을 게재해보시라" "변호사 선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가해자가 도주했는데 과실치상이 말이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