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은행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326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 실패율이 56%에 달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권이 지난 10년간 선박과 화석산업 등 한계산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나 10개 중 6개 기업은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과도한 금융지원으로 구조조정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산업·IBK기업·수출입은행 등 10개 은행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326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 실패율이 56%에 달했다. 성공 기업은 121개, 실패 기업은 157개다.

지난 10년간 은행권이 구조조정에 투입한 자금은 총 28조1299억원에 달한다. 8월 말 기준 회수금액은 11조5589억원으로 회수율이 41.1%에 불과했다. 전체 지원금의 87.9%를 담당한 국책은행의 회수율은 산업은행이 36.1%, 기업은행이 34.0%에 불과하다.


구조조정에 소요된 기간은 성공기업 기준으로 평균 58개월, 약 5년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행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169개월, 총 14년을 넘게 소요했다. 현재 182개월 이상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최장기 구조조정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구조조정 기업을 규모 별로 보면 대기업은 30개 중 7개(23.3%)만 실패했지만, 중소기업은 248개 중 150개가 실패(60.5%)해 중소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정부가 산업구조 전환을 유도 중인 석유화학업계의 자율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시기에 현행 구조조정 제도가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부실기업을 무한정 연명시키는 관행에서 벗어나 선제적 산업재편과 책임 있는 자금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