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펀드 상장클래스 거래가 오는 27일부터 가능해진다. 사진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장·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던 모습. /사진=뉴스1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27일부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펀드 상장클래스 거래가 개시된다고 23일 밝혔다. 최초 상장되는 종목은 '대신 KOSPI200인덱스 X클래스'와 '유진 챔피언중단기크레딧 X클래스' 2개 상품이다.


투자자는 주식·ETF(상장지수펀드)처럼 종목명을 검색해 쉽고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

상장클래스는 공모펀드 거래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혁신 금융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일반 공모펀드 상장거래 추진'을 발표한 이후 금융투자업계가 준비한 '상장클래스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대신자산운용이 내놓은 상품은 코스피200의 수익률을 추종하면서 적극적 알파 전략으로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유진자산운용의 상품은 잔존만기가 짧고 국채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중단기 크레딧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상장클래스 거래 가능 증권사는 총 27개사로 다음과 같다. 교보, 다올, 대신, DB, DS, 메리츠, 미래, 부국, BNK, 삼성, 상상인, 신영, 신한, IBK, iM, SK, NH, LS, 우리, 유안타, 유진, KB, 하나, 한양, 한투, 현대차 등에서 오는 27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며 키움증권에선 다음달 7일부터 거래할 수 있다.


공모펀드는 소액·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엄격한 공적 규제가 적용돼 투자자 보호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간접투자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ETF는 매수·매도가 편리하고 비용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상장클래스는 이러한 공모펀드와 ETF의 장점을 결합하면서도 기존 공모펀드의 규모와 안정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금융투자협회에 설명이다.


직관적이고 간편한 투자가 선호되면서 세계적으로도 공모펀드의 상장 또는 ETF 전환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고 액티브 상장펀드의 점유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가 기존에 운용되고 있는 일반(비상장) 뮤추얼 펀드의 ETF 클래스 신설 허용 의향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80여개 자산운용사가 상장클래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펀드 상장거래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상장클래스는 장외·장내 거래체계를 융합하는 첫 사례로서 이제 투자자는 지수를 뛰어넘는 성과 달성 여부 등 과거 운용성과를 미리 참고할 수 있고 원하는 시점에 증권시장에서 저렴하고 신속하게 매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 상장은 시장의 검증을 받은 주식형·채권형 펀드로 구성됐다"며 "이번 상장 준비 과정에서 세제 개편 및 시스템 등 인프라가 완비돼 언제든지 다양한 상장클래스를 추가 상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이어 "펀드 상장거래는 글로벌 트렌드인 만큼 상장클래스가 투자 편의성 증대와 투자자 보호 강화, 공모펀드 시장의 활성화와 국제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원활한 상장클래스 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업계·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추가 상품 출시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로드맵에 따라 상장공모펀드 법제화를 위한 법 개정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