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조립식주택도 조용할 수 있습니다"… GS건설 기술의 진화
[S리포트-건설 R&D 현장]④서지현 GS건설 친환경건축연구팀 책임연구원 인터뷰
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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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이 미래 건설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 분야로 떠오른다. 정부가 AI 응용제품 상용화사업에 880억원을 지원하는 등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건설기업들도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건설 기술의 혁신은 현장 안전관리와 비용 절감, 그리고 공동주택(아파트) 품질 향상 등을 가능하게 해 서비스 제공 기업과 근로자, 소비자에게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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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B(데시벨) 차이만 나도 사람이 소음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6dB 차이가 나면 입주민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조용해집니다. 현재 층간소음 신기술의 인증을 취득해 11월 현장 검증을 거치고 내년부터 시공할 계획입니다."
서지현 GS건설 친환경건축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층간소음 원인이 건축물 구조와 자재, 시공으로부터 복합 발생하기 때문에 단지 제품 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건설업체들이 직접 연구개발(R&D)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사회 갈등으로 번진 아파트 층간소음. 지난 2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 중 소음기준 초과 건수는 2020년 18건에서 지난해 88건으로 약 5배 증가했다.
GS건설은 2022년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확인제'를 시행 후 실험실이 아닌 실제 주거 현장에서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LX하우시스와 공동 개발한 '고밀도 오픈셀 폴리우레탄 완충재 바닥구조'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소음 저감 성능을 확보했다.
서 연구원은 "시험실 수준의 성능만을 믿을 수는 없으므로 실제와 동일한 조건의 주거환경시험동(용인)을 만들어 검증을 진행했다"며 "시공 오차나 슬래브(콘크리트 판 구조물) 평활도(매끄러운 정도), 측면 완충재 시공 등 현장 조건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층간소음은 '직접충격 소음'과 '공기전달 소음'으로 구분된다. 직접 충격은 사람이 뛰거나 걷는 동작에서 발생한다. 공기전달 소음은 TV나 음향기기 등에 의해 생긴다. 현행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은 낮 시간 39dB, 밤 시간 34dB을 넘지 않아야 한다. 최고 소음도는 낮 57dB, 밤 52dB 이하로 제한된다.
GS건설은 시험 과정에서 바닥 완충재와 슬래브 두께, 모르타르의 중량비 등을 조합하고 6개월간 품평회를 거쳐 최종 구조를 확정했다. 이 완충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시험인증센터에서 중량 충격음 31dB로 평가돼, 1등급 기준(36dB)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해당 제품은 복합소재를 겹친 기존 완충재와 달리 단일 소재의 고밀도 오픈셀 폴리우레탄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EPS(발포 폴리스티렌),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폴리에스터 완충재는 소음 흡수율이 일정하지 않아 현장 오차가 발생했다. 반면 폴리우레탄은 흡수율이 낮고 내구성이 높아 장기간 변형이 적다.
서 연구원은 "복합형 완충재를 겹치다 보면 중간층의 밀도나 시공 오차로 인해 성능이 변화할 수 있지만 단일 폴리우레탄은 균일한 성질을 유지해 품질 관리에 용이하고 시공성도 뛰어나다"고 부연했다.
리모델링 아파트와 모듈로 주택에도 기술 적용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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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술은 신축 아파트뿐 아니라 리모델링 아파트와 모듈러(조립식)주택 사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서 연구원은 "정부가 관심을 갖는 리모델링 사업에 아직 층간소음 규제가 없지만, 모듈러 주택은 아파트와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며 "두 영역에서 동일한 수준의 주거 품질을 구현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모듈러 주택은 구조의 특성상 진동 전달 경로가 복잡해 완충재만으로는 소음 저감이 어렵다. GS건설은 구조체 단위의 방진(진동의 구조물 전달을 막음) 설계와 바닥층 분리형 시공 기법도 병행해 연구 중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AI를 활용한 시공 품질관리와 예측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층간소음 분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서 연구원의 말이다. 그는 "단순히 자재 성능을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공 정밀도와 콘크리트 강도 등 여러 변수를 복합 분석해서 신뢰성 있는 대규모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층간소음 기술의 목표를 소음 제로가 아닌 '생활 품질 향상'에 두고 '최대한 조용한 아파트'를 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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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규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장동규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