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한 대표 "로봇은 산업의 근육…매출 3000억·주가 10만원 도전" (하)
[인터뷰] 김명한 KNR시스템 대표
핵심기술은 전동의 정밀함에 유압의 힘을 더한 하이브리드방식 제어
2030년 매출 3000억·주가 10만원… "기술로 기업가치 증명할 것"
곽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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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로봇 산업은 과거 항공 산업 초창기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항공 산업은 처음엔 군수용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민간시장으로 확장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죠. 로봇 산업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겁니다."
지난 23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KNR시스템 공장에서 머니S와 만난 김명한 대표는 로봇 산업의 성장 곡선을 항공업에 비유했다. 로봇 산업은 그동안 가본 적 없는 길인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그의 설명.
로봇 산업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과 만나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야다. 한국 정부도 2030년까지 1조원 이상 민·관의 투자를 예고하며 12월 '국민성장펀드'를 출범, 로봇 산업에 30조원 이상 투입할 계획을 내놨다. 지난 4월에는 'K-휴머노이드 연합체'가 공식 출범했다.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을 가로막던 각종 규제 완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휴머노이드 시장이 올해 15억달러(약 2조원)에서 2035년 380억달러(약 54조원)로 약 2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호재 속에서 로봇 관련주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이하 KNR시스템) 주가는 지난 8월20일 9000원에서 10월20일 2만6900원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 로봇 산업 전반의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2000년 설립된 KNR시스템은 유압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대표 로봇 전문기업이다. 신뢰성 평가 장비 국산화로 시작, 현재는 산업용·방산·휴머노이드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고하중 로봇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KNR시스템은 기술기업에서 제조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25년 동안 개발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양산체계를 완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계획 생산·계획 판매·계획 피드백이 순환되는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제조업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KNR시스템은 현재 '하이브리드 유압 액추에이터'의 양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로터리형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는 이미 시제품 단계를 넘어 양산 라인을 구축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는 전동 모터의 정밀 제어 기술과 유압 구동의 강력한 출력을 결합한 로봇용 핵심 부품이다. 기존 전동 방식보다 2배 이상의 출력을 내면서도 크기와 무게를 줄여 로봇의 팔, 다리 등 고하중 부위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전동의 정밀함에 유압의 힘을 더해 기존 전동 로봇의 한계를 넘었다"며 "로봇이 더 강하고 빠르면서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NR시스템은 이러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슈퍼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산업 현장, 조선소, 재난구조, 군수 등 고위험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 개발이 목표다. 회사는 자체 유압 제어 알고리즘과 모듈화 설계를 적용해 로봇의 신체 각 부위별 액추에이터 라인업을 완성하고 고하중 작업이 가능한 로봇 팔·다리·허리 모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KNR시스템의 비전은 명확하다. 2030년 매출 3000억원, 주가 10만원 달성. 김 대표는 "우리는 기술로 기업가치를 만든다"며 "로봇이 산업의 근육을 바꾸는 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대부분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재투입하고 있다. 그는 "자본시장에서 받은 돈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될 때까지 개발하는 게 우리의 방식"이라며 "기술과 철학이 맞닿은 기업이라면 주가는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K휴머노이드 연합체' 정책과 글로벌 시장 성장세, 그리고 KNR시스템의 독자 기술이 맞물리며 상승동력은 한층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의 로봇 산업은 단순한 기계 제작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확장하는 일"이라며 "우리 기술로 세계가 놀라는 슈퍼 휴머노이드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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