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준 마음AI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CFA한국협회 제9회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서 "피지컬AI는 아직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초기 시장으로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병탁 기자


"피지컬 AI(인공지능) 시장은 10조 달러(약 1경4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겁니다. 아직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초기 시장으로,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 할 수 있죠."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제9회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CFA한국협회의 주최로 개최됐다. '격변의 시대: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전략'을 주제로 여러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해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두번째 섹션의 발표자로 나선 유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가 라지 랭귀지 모델(LLM) 같은 클라우드 AI는 3등을 목표로 하지만, 피지컬 AI는 1등 국가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로봇, 자동차, 반도체, 선박, 가전 등 7개 핵심 선도 프로젝트를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AI의 다음 물결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라고 선언하면서 글로벌 화두가 됐다"고 설명했다.

10조 달러 규모 '피지컬 AI' 시장, 새로운 기회의 땅

유 대표는 "챗GPT 같은 AI가 디지털 세상에 머물러 있었다면, 피지컬 AI는 로봇, 자동차, 드론 같은 물리적 실체를 갖고 현실 세계에서 인간의 육체 노동을 직접 대신한다"며 "클라우드 AI는 오픈AI·구글 같은 자이언트가 시장을 장악한 승자독식 구조지만, 피지컬 AI는 거대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모건스탠리의 시장 전망을 인용하며 "10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며, 인터넷 시대의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지배적 승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초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로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꼽았다. "비전으로 카메라를 통해 인식하고, 랭귀지로 판단하며, 액션으로 정밀하게 움직인다"며 "보고-생각하고-움직이는 사람과 똑같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로보틱스와의 차이를 강조했다. "과거는 '장애물을 만나면 90도 우회전'처럼 룰 베이스로 하드코딩했기 때문에 규칙에서 벗어나면 대응하지 못했다"며 "VLA 모델은 '길이 좁고 바닥이 울퉁불퉁하니 속도를 줄이자'고 인간처럼 판단한다. 2년 전부터 연구소에서 개발해 올해부터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약 살포부터 수술까지' 피지컬 AI, 데이터가 성패 좌우

유 대표는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아기가 수천 번 넘어지며 걷는 법을 배우듯, 로봇도 수만 번의 경험을 학습시켜야 한다"며 "LLM은 인터넷을 크롤링하면 되지만, 피지컬 AI 데이터셋은 실제 현장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소 용접 사례를 들며 "숙련공들이 은퇴하기 전에 그들의 용접 방법을 데이터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해결책으로 디지털 트윈을 제시했다. "중력, 마찰력, 모터 토크 등 물리 법칙이 구현된 디지털 트윈에서 시뮬레이션하고, 실증 공간에서 학습시킨 뒤 상용화한다"며 "운전면허 취득 과정과 똑같다"고 비유했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피지컬 AI 컨퍼런스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대동의 농기계, 삼성서울병원의 수술 로봇, 국방 분야의 무인 함정과 보행 로봇 등 실제 구축 사례가 발표됐다"며 "각 현장에서 생각보다 훨씬 발전돼 있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카메라로 보고 AI로 판단하고 모터로 움직이는 모든 기계에 적용되는 범용 기술"이라며 "농업 기계가 스스로 농약을 뿌리고, 건설 로봇이 위험한 현장에서 자재를 운반하며, 국방 로봇이 정찰과 지뢰 제거를 수행하는 등 인간 노동력이 투입되는 모든 산업이 적용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피지컬 AI는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 각 산업에서 구현되고 있다"며 "클라우드 AI라는 세상 반대편에 더 큰 피지컬 AI 세계가 있다. CFA 투자자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