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정상회담 기념촬영을 진행한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대통령실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 불확실성을 덜게 됐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의약품 분야 관세 최혜국 대우와 함께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무관세를 약속한 덕분이다. 국내 주력 산업 중 하나인 바이오시밀러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관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경북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브리핑을 통해 "품목 관세 중에서 의약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며 "제네릭 의약품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혜국 대우 시 한국은 유럽연합(EU)·일본과 유사한 15% 수준의 의약품 관세를 부과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관세 협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사업 불확실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의약품 관세를 언급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를 압박했다. 관세율 역시 '25% 수준→ 최대 200%→ 15% 이상→ 100%' 등으로 바꿔 말한 탓에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았다.


이번 관세 협상 결과에 바이오시밀러 관련 내용은 빠졌지만 업계는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다. 바이오시밀러에 관세가 부과돼도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오시밀러는 국내 주요 바이오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주력 사업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은 지금껏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펼쳐왔다. 선제 대응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워온 만큼 최혜국 대우 시 추가 성과가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미국 뉴저지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초기운영비와 추가 증설 비용을 포함해 투자금은 총 1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투자 계획을 점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제네릭만 언급됐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도 "최혜국 대우를 받아 다른 주요 국가와 비슷한 수준인 15%의 관세를 받는다고 한다면 사업 환경이 썩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