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한 축제에서 대학생이 워터건(고압세척기)에 맞아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안산서머페스타 2025 물축제 여르미오 행사장에서 워터건(고압세척기)에 맞아 크게 다친 대학생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경기 안산시 물 축제 무대에서 대학생이 워터건(고압세척기)에 맞아 얼굴 등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15일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이 개최한 '안산서머페스타 2025 물축제 여르미오' 행사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대학생 A씨는 공연을 위해 오른 무대에서 워터건에 맞아 얼굴에 약 50㎝ 길이 찰과상을 입었다.


당초 A씨 등 공연자에게는 장난감 물총만 제공됐으나 공연 중간쯤 한 공연업체 직원이 무대에 워터건을 올려놨다. 이에 다른 공연자가 이를 사용하던 중 실수로 A씨 얼굴을 조준해 사고가 발생했다. 순간 얼굴에서 피가 흘렀고 A씨는 그 순간 4~5초간 기억을 잃었다.

A씨 가족은 "'펑'하는 소리가 났고 귀를 정통으로 맞았으니까 아무것도 안 들렸다. 어떻게 무대에서 내려갔는지도 모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왼쪽 손등 10㎝, 얼굴 왼쪽 입술에서 정수리까지 약 50㎝ 길이의 찰과상을 입었다. 귀 뒤쪽은 약 3㎝가 찢어져 봉합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최고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며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고 했다.


A씨 가족은 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을 요구했으나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고 토로했다. 공연업체 측은 공연 전 A씨 등에게 '사람을 조준해서는 안 되고 직진 방향으로만 써야 한다'며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씨 등 공연자 모두 안전 교육은 따로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공연자는 "사고 직후 처음으로 안전 수칙이 전달됐다"며 "사전에 물총에 대한 안전 수칙은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무대 바닥이 미끄럽고 관객들이 물총을 쏠 수 있다는 내용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 모친이 안산문화재단에 전화해 "원인 파악도 안 하고 이렇게 처리하면 제가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하자 직원은 "어머니 지금 하신 말씀이 다 협박"이라고 답했다. A씨 모친은 "아무도 책임자라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보상해준다는 말만 하지 형체가 없는 보상"이라고 토로했다.

또 A씨 모친은 안산시 측이 보험 처리를 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시가 가입한 보험은 공연자가 사망 시 5000만원, 낙상 시 하루 입원료 1만원이 보장되는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마저도 모두 보장되는 건 아니고 대표 3명만 보험에 가입돼 있다. 당장 보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원인과 책임자를 꼭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 가족은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 공연업체를 업무상 과실치상 및 공연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워터건을 쏜 공연자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발했으나 경찰은 공연 중 물총에서 워터건으로 교체된 점, 안전교육을 받지 못해 위험성을 예견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불기소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