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 자녀를 버리고 떠난 한국인 아버지들을 찾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옛 배드파더스)'의 구본창씨(62)가 공개한 코피노 아이(왼쪽)와 그의 한국인 아버지. /사진=엑스 '양해들구본창' 캡처


필리핀 여성과 한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Kopino)' 자녀를 버리고 떠난 한국인 아버지들을 찾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시민단체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옛 배드파더스)'의 구본창씨(62)의 활동에 일부 코피노 아빠들이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구씨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필리핀 싱글맘들의 '아빠 찾기'가 보도된 후 수년간 연락조차 차단했던 코피노 아빠들이 싱글맘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아빠 찾기' 기사들이 나가면서 7년 전 도망간 아이 아빠가 갑자기 연락을 해왔다. 사진 공개가 염려되는 코피노 아빠들이 반응하는 것 같다" "이 아이는 한 번도 아빠를 본 적이 없다. 엄마가 임신 중이던 때 여행사 사장이었던 한국인 아빠가 다른 필리핀 여성과 사귀며 연락조차 끊었다" "66세 한국인 남성이 15세 필리핀 여성과 아이를 낳고 매달 7만원을 보내주며 5년 동안 현지처 관계를 유지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아동 성착취가 분명한데, 그 인간은 자신이 정상적인 연인관계로 지냈다고 한다" 등의 글을 남겼다.

구 씨는 "아이 아빠를 찾아야 하는 건 필리핀 싱글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의 싱글맘 중에도 80%가 양육비 피해자들이다. 아이 아빠는 골프,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밀린 양육비가 5400만원인데 현행법으로는 받아내기가 힘들다. 양육비 악성 미지급자들의 신상 공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Korean Go Home(한국인 나가라)' 문구의 사진과 함께 "평양에 산다고 속인 아빠도 있었다"며 거짓 신상·가짜 주소를 보내온 남성들에 대해 폭로했다. 구씨는 지난 수년간 필리핀 현지에서 코피노 엄마들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지원해 왔다. 구씨는 2018년부터 '배드파더스'라는 사이트를 통해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해 왔다. 그는 "한국 사회가 코피노 문제를 외면한다면 머지않아 국제적 인권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코피노 아이들의 숫자 5만명이 반한 감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건 단순한 해외 스캔들이 아니라 한국의 책임 문제"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