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룸버그 '낮은 수익률 지적'에 "계획된 투자 확대"
3분기 매출 12.8조 신기록에도 영업이익률은 1%대
블룸버그 "실망스러운 결과" vs 쿠팡 "미래 위한 조 단위 투자 영향"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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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Inc가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률이 1%대인 것에 대해 외신이 비판을 제기했다. 쿠팡 측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5일(한국 시각)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은 12조8455억원(92억67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86.16)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 51.5% 개선됐으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률은 1.0%였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쿠팡의 영업이익이 월가 애널리스트 예상치(2억1010만달러, 약 2913억원)에 미치지 못했다"며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에 이어 네이버 등 타 이커머스 기업과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였다"며 시장 과열을 낮은 수익성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주류 포털인 네이버가 거대한 기존 이용자층과 포괄적인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쿠팡과 경쟁하려 한다"며 "쇼핑 전용 플랫폼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해 쿠팡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네이버는 인기 플랫폼인 컬리와 제휴를 맺고 신선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물류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류 인프라·자동화 기술·인력 고용에 투자 확대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1.9%를 기록한 이후 2분기와 3분기 연속 1.7%에 머무르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쿠팡 측은 낮은 수익성의 원인을 '계획된 투자 확대'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분기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대만 등 신사업이 포함된 '성장사업' 부문의 3분기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은 4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이 부문 손실은 올 1분기 2440억원, 2분기 3301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확대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액은 9788억원에 달한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대만의 성장 모멘텀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이 증가했다"며 "올해 성장사업 부문의 연간 투자 손실액이 예상 범위의 상한선인 9억5000만달러(약 1조3700억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규모 투자는 국내에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2026년까지 전국에 3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물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에만 김해, 제천 등지에 4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3분기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기술에 대한 투자 집행액은 1조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물류 투자에는 대규모 고용이 뒤따른다. 쿠팡 및 물류 자회사의 국내 고용 인원은 올해 9월 기준 약 9만2327명으로 2023년 말 대비 2만3000여명 증가했다. 이동일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은 낮은 이익률에도 유통 인프라에 꾸준히 투자해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는 외형 성장이나 수익성 개선과는 다른 차원에서 살펴봐야 할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대만에서 자체적인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물류망 구축을 시작했다"며 한국 수준의 배송 서비스를 목표로 투자를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쿠팡은 당분간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와 해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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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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