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VIEW] 따뜻함을 측정하라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원장
공유하기
강원 산지에 첫 서리가 내리면, 달력보다 먼저 겨울이 온다. 올해도 10월 28일, 춘천에 첫 서리와 얼음이 내려 겨울의 문을 열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서로의 온기를 찾는다. 그래서 겨울의 시작은 '사랑의 온도탑'을 떠올리게 한다. 모금 목표액의 1%가 채워질 때마다 1도씩 오르는 이 탑은 지난해 4886억원, 108.6도로 마감했다. 제주 110.4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목표 초과 달성이 이어졌다. 어려울수록 더 뜨거워지는 시민의 힘, 한국사회의 자산이다.
사랑의 온도는 올랐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성금은 어디에 쓰였고,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사랑의 열매가 발표한 2024년 기부금 배분 통계에 따르면, 기초생계 50.8%, 교육·자립 13.4%, 주거 10.8%, 보건의료 5.4%, 사회적 돌봄 9.8%였다. 어디에 쓰였는지는 선명하지만, 그 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흐릿하다.
경영전략가 마이클 포터는 "공유가치(Shared Value)를 만들고 있는지 알려면 사회적 목표의 진전과 그것이 경제적 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측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측정 없는 선의는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제 우리 사회도 그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함께 '제1차 민관 사회공헌 포럼'을 열어, 기부 중심에서 구조적 문제 해결 중심으로의 전환을 논의했다. '얼마나 모았나' 뿐만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나'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표준화기구(ISO)를 비롯한 국제적인 기관들에서도 논의가 활발하다. ISO는 2019년에 이미 환경영향을 화폐가치로 평가하는 표준(ISO14008)을 만들었다. 대기오염, 자원사용 같은 환경영향을 돈으로 환산하면, 피해·편익의 크기를 비교 가능하게 만들고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투자수익률(SROI)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영국정부중심으로 이해관계자 참여를 바탕으로 변화(성과)를 정의하고, 적절한 화폐가치를 부여해 투자 1원당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가를 산출한다는 개념이다.
분야는 달라도, '보여줘야 바꿀 수 있다'는 원리는 같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는 지난 10년간 약 4955억원의 사회적 가치와 711억원의 인센티브를 창출했다. 지자체 조례 제정과 87억원 규모의 성과도 뒤따랐다.
기부의 진심을 시험하려는 게 아니다. 그 마음이 오래 지속되도록, 변화의 과정을 함께 살피자는 것이다. 숫자의 높이보다 변화의 깊이를 보여줄 때, 사람들은 신뢰하고, 기업은 가치를 키우며, 사회는 더 단단해진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사랑의 온도는 다시 오를 것이다. 올해는 그 숫자 뒤에, 작은 변화와 회복의 이야기들이 함께 쌓이길 바란다. 그것이 진짜 따뜻한 사회의 온도계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서로의 온기를 찾는다. 그래서 겨울의 시작은 '사랑의 온도탑'을 떠올리게 한다. 모금 목표액의 1%가 채워질 때마다 1도씩 오르는 이 탑은 지난해 4886억원, 108.6도로 마감했다. 제주 110.4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목표 초과 달성이 이어졌다. 어려울수록 더 뜨거워지는 시민의 힘, 한국사회의 자산이다.
사랑의 온도는 올랐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성금은 어디에 쓰였고,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사랑의 열매가 발표한 2024년 기부금 배분 통계에 따르면, 기초생계 50.8%, 교육·자립 13.4%, 주거 10.8%, 보건의료 5.4%, 사회적 돌봄 9.8%였다. 어디에 쓰였는지는 선명하지만, 그 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흐릿하다.
경영전략가 마이클 포터는 "공유가치(Shared Value)를 만들고 있는지 알려면 사회적 목표의 진전과 그것이 경제적 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측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측정 없는 선의는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제 우리 사회도 그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함께 '제1차 민관 사회공헌 포럼'을 열어, 기부 중심에서 구조적 문제 해결 중심으로의 전환을 논의했다. '얼마나 모았나' 뿐만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나'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표준화기구(ISO)를 비롯한 국제적인 기관들에서도 논의가 활발하다. ISO는 2019년에 이미 환경영향을 화폐가치로 평가하는 표준(ISO14008)을 만들었다. 대기오염, 자원사용 같은 환경영향을 돈으로 환산하면, 피해·편익의 크기를 비교 가능하게 만들고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투자수익률(SROI)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영국정부중심으로 이해관계자 참여를 바탕으로 변화(성과)를 정의하고, 적절한 화폐가치를 부여해 투자 1원당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가를 산출한다는 개념이다.
분야는 달라도, '보여줘야 바꿀 수 있다'는 원리는 같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는 지난 10년간 약 4955억원의 사회적 가치와 711억원의 인센티브를 창출했다. 지자체 조례 제정과 87억원 규모의 성과도 뒤따랐다.
기부의 진심을 시험하려는 게 아니다. 그 마음이 오래 지속되도록, 변화의 과정을 함께 살피자는 것이다. 숫자의 높이보다 변화의 깊이를 보여줄 때, 사람들은 신뢰하고, 기업은 가치를 키우며, 사회는 더 단단해진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사랑의 온도는 다시 오를 것이다. 올해는 그 숫자 뒤에, 작은 변화와 회복의 이야기들이 함께 쌓이길 바란다. 그것이 진짜 따뜻한 사회의 온도계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