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메이커' 삼성, 미래 기술에 1.14조원 지원… "가능성에 투자"
7일 '미래기술 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 개최… 연구 성과 공유의 장
연구자 대상 전방위 지원… 창업 지원 힘입은 '프로티나' 코스닥 상장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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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도전과 혁신의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기술육성사업에 12년째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단 미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구자들이 각자의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풍부한 자본과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의 지속적인 후원은 연구자들의 끈기 있는 연구로 이어져,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과 기업으로 하나둘 열매 맺고 있다.
12년간 880개 연구과제 선정… 연구·사업화 등 육성 패키지 운영
삼성은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미래기술육성 사업 2025 애뉴얼 포럼'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2014년부터 시작된 포럼은 학계·업계 전문가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여러 과제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올해 처음으로 외부에 행사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박승희 삼성전자 CR 담당 사장 ▲장석훈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을 비롯해 국내 연구진 및 학계 리더 약 400여 명이 참석했다.
미래기술육성 사업은 2013년 시작된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과제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조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12년 동안 누적 880개의 연구과제를 선정, 연구비 1조1419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과제 선정 ▲성과 극대화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육성 패키지도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단계별 전문가 멘토링과 산업계와의 기술 교류, 기술 창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65개 연구과제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는 2014년부터 5년간의 연구지원을 바탕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냈고,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상업화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도전적인 미래기술에 대한 묵묵한 지원 덕분에 유의미한 연구 성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프로티나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시병)은 축사를 통해 "오랫동안 연구자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과학의 순수한 열정을 지켜왔다"며 "민간의 자율적 연구 지원이 국가의 과학기술 생태계를 떠받치는 힘이 됐다는 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해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국민의힘·경기 성남시분당구갑)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미국의 도전적 연구기관인 '다르파'(DARPA)에 비유하면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 이러한 사업이 존재한다는 게 매우 든든하다"고 했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과학기술 성장 기반을 만들어 왔다"며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결과보단 여정에 집중… 도전하는 연구자 꽃 피울 때까지 지원 지속
포럼 오프닝 세션에선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4가지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전명원 경희대학교 교수는 기존 표준 우주론의 오류를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했고, 김재경 한국과기술원(KAIST) 교수는 인체의 생체시계를 수학적 모델링으로 분석해 다양한 수면 질환 원인을 찾아냈다. 조용철 DGIST 교수는 신경의 재생과 퇴행 과정의 생명현상, 김장우 서울대 교수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과부하 설루션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래기술육성사업 덕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독창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경 교수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핵심은 과제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에 있었다"며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세상을 바꿀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연구가 조금씩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계 최대 응용수학 학술대회인 미국산업응용수학회(SIAM) 애뉴얼 미팅에서 학회 75년 역사상 최연소이자 한국인 최초의 기조 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조용철 교수는 어려운 과정 속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교수는 "아직 화려한 성과도 없고, 새로운 원리를 발견·증명하는 게 서툴러서 분야 권위자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실패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계속해보려고 한다. 단 한 번도 성공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은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있으니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삼성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김성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총장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하는 우수한 연구자들을 발굴하는데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는 삼성이 국가 과학기술에 기여하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삼성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젊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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