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가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11.11 광군제'를 앞두고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 '11초 장바구니 챌린지'를 운영하며 MZ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11초 챌린지에 참가해 경품을 쓸어담는 방문객들의 모습. /사진= 황정원 기자


"자, 11초 드립니다! 최대한 많이 담으세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스태프의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벽에 걸린 전광판 시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대형 플라스틱 삽, 잠자리채, 쓰레받기, 심지어 이태리타월까지 손에 든 7명의 참가자는 이벤트 테이블에 수북이 쌓인 상품들을 쇼핑백에 담으려 재빨리 손을 움직였다. 다들 어찌나 손이 빠른지 흡사 빨리감기 화면을 보는 것 같았다. 11초가 끝나자 곳곳에서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바탕 챌린지가 끝나고 참가자들이 엔딩 구역으로 이동하자, 다음 조 7명이 대기열로 들어섰다. 그 사이 스태프들이 커다란 상자를 수레에 싣고 와 이벤트 테이블에 다시 경품을 가득 채워 넣었다. 화장품, 물티슈, 사발면, 과자 등 다양한 경품들이 와르르 쏟아졌다. '대륙의 스케일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알리 팝업스토어 스태프들이 이벤트 테이블에 경품을 채우고 있다. /사진= 황정원 기자


"저것 좀 봐!"
밖에서 지루하게 줄을 서 있던 대기자들의 눈이 그 모습을 보고 반짝이기 시작했다.

7일 오후 1시, 서울 성수역 3번 출구 인근에 문을 연 알리익스프레스의 '11초 장바구니 챌린지' 팝업스토어는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의 열기를 서울 한복판으로 옮겨온 듯했다. 단순한 상품 전시가 아닌 '쇼핑왕 트레이닝 센터'라는 콘셉트 아래, 쇼핑 마니아를 위한 거대한 놀이터가 펼쳐져 있었다.

개장과 함께 인산인해… "3시간 대기도 OK"

알리 팝업스토어는 서울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발견할 수 있다. /사진= 황정원 기자


현장은 개장과 동시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건물 밖 웨이팅 구역은 이미 포화 상태. 오후 2시쯤 되자 입장 안내 스태프는 "지금 등록하시면 오후 5시 이후에나 차례가 올 것 같습니다. 줄 서서 기다리지 마시고 대기번호 확인하신 뒤에 다른 곳을 둘러보고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라며 연신 양해를 구했다.


대기번호를 등록하고 현장에서 즉석 알리앱을 통해 이벤트에 접속하는 이들 중에는 외국인도 섞여 있었다. 웨이팅 관리 스태프는 "참가자 가운데 외국인이 10~15%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혼잡함과 달리 행사장 내부는 비교적 여유로웠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의 안전과 쾌적한 체험을 고려해 시간 간격을 두고 10~15명씩 입장을 조절했다.


팝업스토어는 1층의 챌린지 구역과 2층의 전시·게임 구역으로 나뉘었다. 2층에 마련된 세가지 '트레이닝' 게임을 통과해 스탬프를 받아야만 1층의 하이라이트인 '11초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온라인에서 진행한 '11초 장바구니 챌린지' 기록을 제시하면 현장 이벤트 참여 시 우대 혜택을 추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O2O) 시너지도 노렸다.

팝업스토어에는 맥북, 아이폰, 플레이스테이션, 다이슨 등 깜짝 경품도 숨어 있었다. 알리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들이 챌린지에 등장하는 시간을 사전에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기다린 보람 있네"… 긴 대기에도 웃음꽃 활짝

2층에 마련된 게임존에 참여한 방문객들. /사진= 황정원 기자


2층에 올라가니 가장 먼저 제품 전시 구역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챌린지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제품들과 인플루언서들의 추천 제품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전시존 옆으로는 'ㄷ'자 동선을 따라 세 가지 게임존이 이어졌다. 손가락으로 튕겨 힘을 측정하는 미니 펀치, 움직이는 장바구니 속에 셔틀콕 넣기, 스크린 터치 게임 등이다. 순발력과 리듬감, 눈과 손의 협응력이 필요한 게임들로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고 스탬프 3개를 완성하면 알리에서 대형 쇼핑백을 지급한다. 참가자는 쇼핑백과 함께 1층으로 이동한 후 11초 챌린지존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원하는 물건을 모두 쓸어담을 수 있다. 그렇게 담은 경품은 오롯이 참가자에게 증정한다.

긴 기다림에도 방문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SNS를 보고 찾아왔다는 20대 연수인 씨는 "생각보다 참여 프로그램이 풍성하고 게임이 쉬워서 상품을 많이 받았다"며 "뜻깊은 팝업이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웃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40대 김지혜 씨는 "성수동에 왔다가 역에서 팝업스토어를 발견하고 바로 줄을 섰다"며 "평소 알리로 쇼핑하곤 했는데 이벤트가 열려 반가웠다. 아들과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고 기뻐했다.

면목동에서 왔다는 30대 신한솔 씨는 "오전 내내 줄만 2시간을 섰다"면서도 "개인의 능력에 따라 물건을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점이 만족스럽다. 정말 재미있었다"며 경품이 수북이 담긴 쇼핑백을 들어 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처음엔 온라인 광군제 참여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팝업을 준비했는데 오히려 오프라인에서의 즐거운 경험이 다시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팝업 행사는 오는 11일 시작되는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의 전초전이다. 알리는 경동나비엔, 더자리 등 국내 인기 브랜드와 함께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알리 팝업스토어 웨이팅존에서 스태프가 방문객들에게 대기 등록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황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