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스톡] 로봇 사업 시동 건 '삼현'… 자체 기술로 승부
미래 먹거리로 '로봇' 낙점… 국내 최초 '고하중 자율주행로봇' 개발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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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 컨트롤 전문기업 삼현이 로봇 플랫폼사로의 도약에 나섰다. 자체 기술 '3-in-1'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로봇 등 신제품 개발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히는 모습이다.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로봇 부품 양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1988년 설립된 삼현은 자동차·방산 분야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제어기를 생산해왔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등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엔진 밸브 부품(CVVD)이 45%, 자동변속클러치(DCT)가 23%, 방산 부품이 12%를 차지했다.
삼현의 3-in-1은 모터, 감속기, 제어기를 하나로 묶은 기술이다. 3-in-1이 적용된 스마트 액추에이터와 스마트 파워유닛은 모터·제어기·감속기의 통합화를 통해 정밀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자동차 전장 부품을 비롯해 무인화 방산 체계, 지능형 로봇의 관절 모터 등에 활용되고 있다.
3-in-1은 지난해 국가 핵심전략기술로 인정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기차부터 산업용 로봇, 방산, 전기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삼현은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해당 기술을 로봇 분야에 확대 적용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은 올해 1600억달러(약 220조원)에서 2030년 2500억달러(약 34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AI 휴머노이드와 자율이동 로봇 등은 국가 전략 산업으로 부상, 정부와 산업계의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삼현 역시 지난 5월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케이스랩' 지분 61.6%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로봇 플랫폼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삼현은 케이스랩과 함께 물류용 자율주행로봇(AMR), 자율이동조작로봇(AMMR),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로봇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로보월드 2025'에도 처음 참가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기술력을 선보이고 시장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현은 최근 상용 개발을 완료한 고하중 자율주행로봇(H-AMR)을 전면에 내세웠다.
H-AMR은 3-in-1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개발된 국내 첫 고하중 자율주행로봇이다. 3톤에서 최대 10톤까지 운반 가능한 라인업을 확보, 실내외에서 전 방향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철강·물류·조선소 등 대형 산업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현 관계자는 "HAMR은 고객 수주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제품으로, 현재 중공업 분야에서 수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휴머노이드용 관절 모터 역시 수주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현의 지난해 매출은 1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43.7% 감소했다. 로봇 신제품의 조기 양산과 신규 수주 확대가 실적 회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삼현은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해 경남 창원 제1공장 옆 부지에 약 6500평 규모의 제2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이달 6일에는 223억원 규모의 로봇·방산 전용 신공장 매입을 발표하는 등 생산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현 관계자는 "올해 안에 공장 인수가 마무리되면 내년 중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 신제품의 양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최근 모빌리티 부문 매출이 대내외 환경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선제적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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