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시니어 과학기술인의 활용 방안과 정부의 지원 정책'을 주제로 '제28회 KASSE·국회 공동포럼'이 열렸다. /사진=정연 기자


AI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경력을 갖춘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출산·고령화로 인재 부족이 현실화하는 만큼 이들의 지적 역량과 경험이 국가 과학기술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단 분석이다.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KASSE)와 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시을),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구을),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시니어 과학기술인의 활용 방안과 정부의 지원 정책'을 주제로 '제28회 KASSE·국회 공동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데이터·AI 경제 시대에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시니어 과학기술인이 연구와 행정, 과학기술 문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박성현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장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과학기술 분야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60세 이상 시니어 과학기술인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약 7만5000명 이상의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이 국가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석팔 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감사는 '빅데이터·AI 시대에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시니어 과학기술인의 역할과 플랫폼 작성·연구' 주제 발표를 통해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DB 관리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감사는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은 수십 년간 쌓아온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과학 대중화를 위해 공유해야 한다"며 "개발도상국 지원(해외 ODA 활동),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활동 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DB를 구축하고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게 필요하다"며 "DB에서 시니어 인력이 사회에 기여할 기회, 국가 정책과의 연계 방법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성철 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고문이자 전 카이스트(KAIST) 총장은 글로벌 기술패권 시대 속 도약하기 위한 방정식과 시니어 과학기술인의 역할을 제시했다. 신 고문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성장동력을 잃고 추락할 것인가의 티핑 포인트에 놓여있다"며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유의 국가 도약 방정식인 'K 방정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고문은 K 방정식의 3가지 핵심 인자로 ▲교육·연구·기술사업화 측면에서의 '혁신' ▲산학연병·민관정·글로벌 측면에서의 협업 ▲기존 산업과 인공지능 간의 융합·과학기술외교 강화·글로벌 싱크탱크 육성을 위한 '가속화'(속도)를 제시했다.

특히 시니어과학기술인은 과학기술외교와 싱크탱크 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고문은 "우리나라도 과학 선진국처럼 과학 참사관 제도를 도입해 과학기술계에서 오랜 연구 활동을 한 시니어 과기인들이 과학기술외교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며 "동시에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국가 연구 전략을 수립하려면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이 싱크탱크에서 활동하면서 정권을 초월한 국가 과학기술 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시니어 과학기술인의 역할론에 대해 깊게 공감했다. 황정아 의원은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의 풍부한 현장경험과 폭넓은 네트워크는 대한민국을 견인할 귀중한 국가적 자산"이라며 "현 정부도 이러한 인식 아래 시니어 과학기술인 경력 이음 지원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3배 이상으로 확대 편성하는 등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의 실질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황정아 의원 역시 현재 시니어 과학기술인 지원법(과학기술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