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로고. 저축은행중앙회.


대표 서민금융인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이 올 들어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공급이 위축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인센티브 확대 등 대응책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 3분기 중금리대출(사잇돌2 포함) 취급액은 1조9127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8342억원)보다 32.5% 감소했다. 취급 건수도 19만4231건으로 6.7% 줄었다.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곳은 30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62%는 단 한 건도 취급하지 않았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금리대출 공급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분기 기준 중금리대출은 올 2분기까지 3조원대를 유지했지만 대책 시행 이후 빠르게 줄어 3분기에는 1조원대로 떨어졌다.

대형 저축은행들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기간 자산기준 5대 저축은행의 3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857억원) 대비 49.9%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SBI저축은행의 3분기 취급액이 4501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 동기(6452억원) 대비 30.2% 줄었다. OK저축은행은 1595억원으로 39.3% 감소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824억원으로 74.0% 줄었고 한국투자저축은행은 501억원으로 80.8% 급감했다. 웰컴저축은행은 33억원으로 95.3% 감소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저축은행이 서민 대상 대출상품을 더 많이 내놓을 수 있도록 실적 계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햇살론과 사잇돌, 민간 중금리대출 같은 정책성 상품은 대출 실적을 실제보다 1.5배로 계산해주는 방식이다. 저축은행이 이런 상품을 취급하면 지역 내 대출 비중을 채워야 하는 규제를 더 쉽게 맞출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상품 취급이 지금보다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막강한 가계대출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제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