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④정명준 캔서브레이커 대표 "이젠 위액으로 위암 잡는다"
[생산적금융 성공 방정식-혁신기업 CEO 인터뷰]
암 조기 진단·치료로 '유병장수 시대' 이바지
"시가총액 10조 이상 기업으로 성장할 것"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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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빠르게 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금융은 혁신의 파트너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로 변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생산적 영역에 자본을 투입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머니S는 금융사와 스타트업·청년 창업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성장의 길을 조명한다. 자본과 아이디어, 경험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에서 금융의 진짜 역할과 가능성을 찾아본다.
압도적인 발병률과 사망률 1위 질환은 여전히 '암'이다. 특히 위암은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린다. 그러나 기존 위 내시경 검사만으로는 초기 암 발견에 한계가 있다.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진단 편차가 생기고 미세 병변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조기 암 진단 기술 개발에 나선 기업이 있다. 위암을 위액 속 상피세포 바이오마커로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한 '캔서브레이커'다. 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유병장수 시대'를 현실화하겠다는 목표다.
정명준 캔서브레이커 대표는 최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대중화된다면 더 이상 암이 두려운 존재로 인류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캔서브레이커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암 조기 발견의 핵심은 '정확성'… KB유니콘으로 성장"
위 내시경은 의사의 숙련도와 경험이 중요하다. 의사마다 발견 능력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암 발견 확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정명준 캔서브레이커 대표는 '위액 분석'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위벽은 3~5일 주기로 재생되고, 위액 속에는 위 상피세포가 다량 포함된다. 이 세포 속 바이오 신호를 분석하면 위암을 가장 초기 단계에서부터 검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질병, 노화 등이 진행되는 과정마다 나타나는 생물학적 지표가 되는 변화, 즉 '바이오마커'를 살펴 위암 발생의 초기 신호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 대표는 "위액 기반 바이오마커 진단법은 세계 최초로 아직 논문 게재 단계는 아니지만 주요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들과 탐색임상 결과를 공유한 결과 '기존 내시경 진단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법'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과 아이디어가 명확했음에도 시장에 내놓기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정 대표는 "특히 2023년 이후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술 개발과 임상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 조달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KB국민은행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KB유니콘클럽'을 통해 다양한 투자자들과 연결될 수 있었고, 현재도 후속 투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순 멘토링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원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5년 1조, 10년 10조…캔서브레이커의 성장 로드맵"
국내 건강검진 시장에서 위내시경은 이미 보편적 검사다. 2023년 기준 건강검진 목적의 위내시경 건수는 연간 800만건을 넘는다. 글로벌로는 연간 약 1억건이 시행될 만큼 수요가 크다. 위암 발병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조기진단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정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 일본, 중국"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을 1차 타깃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미국·러시아·베트남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한 규제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정 대표는 가장 큰 장벽으로 임상 인허가 요건을 꼽았다. 그는 "조기진단은 약과 달리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일정 조건의 임상이 완료되면 먼저 사업화를 하고 그 사업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식 허가 여부를 판단하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는 인허가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 사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캔서브레이커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분명하다. 암이 더 이상 '두려운 질병'이 아닌 시대다. 정 대표는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매우 높다"며 "모든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대중화된다면, 암은 인류를 위협하는 공포의 존재가 아니라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의 목표 역시 명확하다. 5년 내 시가총액 1조원, 10년 내 10조원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그는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은 뛰어나지만 시장성이 낮거나 사업화 속도가 느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캔서브레이커는 고객의 필요를 먼저 파악하고, 시장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제품화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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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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