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고위 간부가 농아인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JTBC 방송캡처


한국농아인협회 고위 간부가 농아인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에서는 한국농아인협회 이사가 3년 전 수어 통역센터장 A씨(30대)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정황이 뒤늦게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2021년 수어 통역센터장을 맡게된 A씨에게 정 모 이사(50대)는 "밥 먹으러 가자", "만나서 놀자"고 접근했고, A씨는 그때마다 "싫습니다"라고 거절했다. 하지만 정 이사의 표현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했다. A씨에게 남녀 관계로 만나자고 했으며 "미국 모르냐", "미국은 성관계 이런 것에 개방적이다. 서로 즐기면 되지"라고 강요하듯 말했다.
농아인협회 현직 이사가 협회의 수어 통역센터장인을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JTBC 방송캡처


또한 2022년 업무 출장을 간 A씨 호텔방으로 정 이사가 들어와 성폭행하려고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A씨는 "(정 이사가) 갑자기 욕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너무 기분이 나빠서 쫓아내고 옷을 얼른 입었다"고 했다. A씨가 "왜 같은 방을 쓰려고 하느냐"고 따져 묻자 정 이사는 "야, 괜찮아. 여기 침대 2개잖아. 각자 자면 되지 괜찮아"라고 했다.

같은 해 5월 A씨는 여러 차례 성폭력을 당해 결국 임신까지 하자 "임신 중이니까 괜찮겠네"라며 또다시 성폭력을 저질렀다. 이후 정 이사는' 낙태 수술을 하라'며 돈 50만원 정도를 건넸다고도 말했다. A씨는 또 다른 협회 간부에게도 성희롱당했다. 2023년 2월 조모 전 사무총장은 A씨에게 수어로 "언제 데이트 갈래"라고 물었다. A씨가 대답을 피하자 조 전 사무총장은 "나중에 너 쫓아내면 어떻게 할 건데", "모든 것을 다 듣고 알고 있다"고 했다.


정 이사는 A씨를 고립시키기 위해 협회 회원에게 "A씨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내용의 소문을 퍼트리기도 한 정황도 파악됐다. 정 이사는 취재진이 입장을 묻자 "사실이면 증거를 확보해 고소하라"고 짧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