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첫 럭셔리 고성능 차량인 GV60 마그마를 통해 새로운 회사의 브랜드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최유빈 기자


제네시스가 GV60 마그마를 통해 '럭셔리 전기차'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성능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 GV60 마그마는 전용 색상과 내장, 섀시 보강, 주행 모드 등 핵심 요소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한 출력 강화가 아니라 고성능을 하나의 상품 체계로 구축하려는 전략적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3일 방문한 제네시스 수지 전시관은 무대 한가운데 놓인 주황빛 차량 한 대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GV60 마그마는 사진이나 렌더링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강렬했다. 차체 표면이 조명에 반사될 때마다 빛의 결이 바뀌어 '마그마'라는 이름의 의도가 그대로 전해졌다.

기존 GV60과 같은 플랫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스탠스가 달랐다. 휠과 차체 사이 간격이 확 줄어들며 바닥에 들러붙은 듯한 느낌을 줬다. 앞·뒤 범퍼도 모두 새로 깎아낸 듯 날카로웠다. 디자인 변화가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달리기 위한 차체'로 완전히 손을 본 티가 났다.


행사장 조명 아래에서 본 마그마 오렌지는 카탈로그에서 본 색과 완전히 달랐다. 정지해 있는데도 차량이 열을 뿜는 듯했고 가까이서 보면 주황·빨강 사이 어딘가에서 계속 색감이 바뀌었다.

GV60 마그마에는 전용으로 개발된 21 인치 휠과 광폭 썸머타이어가 적용됐다. /사진=최유빈 기자


휠은 21인치 전용 디자인이 적용됐다. 검은색 휠 사이에서 브레이크 디스크와 오렌지 캘리퍼가 훤히 드러났다. 실물에서는 휠의 크기보다도 '차가 그대로 앞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자세'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뒤로 이동하자 대형 리어 스포일러가 시선을 단숨에 잡았다. 단순 고정형이지만 차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고성능 쿠페 SUV의 분위기를 강하게 만들었다. 후면 하단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깔끔하게 정리됐는데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넓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GV60은 후륜에 고마찰 GG등급이 적용된 고성능 마찰재를 신규 적용해 제동 이음까지 고급감 있게 구현했다. /사진=최유빈 기자


실내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트·도어·센터 콘솔 등 넓은 부분을 감싼 샤무드가 부드럽게 손을 감쌌다. 뒷좌석 도어도 동일한 패턴이라 전체적인 통일감이 높다.


차에 앉아보니 '고성능'이라는 단어가 와닿았다. 버킷시트의 허리 지지력은 일반 GV60과 비교가 되지 않았고 스티어링 휠은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두툼해 안정감이 있다.

시트, 콘솔커버, 도어트림, 도어암레스트 등 넓은 영역이 샤무드 소재가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자아냈다. /사진=최유빈 기자


스티어링 휠의 오렌지 버튼은 현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누르는 즉시 GV60 마그마의 세 가지 전용 모드가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GT모드는 여유 있는 고속 주행을 제공하고 스프린트(SPRINT)모드는 최대 출력, MY모드는 운전자 취향에 맞춘 성능을 구현했다.

행사장에서 전시차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성능 전기차가 안고 있는 약점을 정면으로 해소하려 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서스펜션은 기존 GV60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낮게 세팅됐고 차체 흔들림을 줄이기 위한 보강 패널이 후륜 휠하우스 안쪽에서 확인됐다.

GV60 마그마는 고속 한계 주행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항상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사진=최유빈 기자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배터리 온도 조절 기능이었다. 드래그 레이스처럼 짧고 강하게 달릴 땐 배터리를 뜨겁게 데우고 트랙처럼 지속적으로 달릴 때는 열을 낮추는 방식이다. 전기차의 성능 차이가 배터리 온도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이를 사용자에게 조작 권한으로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틸 바텐베르크 상무는 "고성능 모델 대부분이 공격적이고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GV60 마그마는 '균형'에 중심을 둔다"며 "GV60 마그마는 누구에게나 차별화된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운전이 보람이 되는 고성능'을 구현한 퍼포먼스 럭셔리 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