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A350 항공기 모습. /사진=아시아나


여객 회복세를 보이는 항공업계에서 장거리 노선 비즈니스석이 실적 개선의 효자로 여겨져 주목된다. 여행의 편안함을 위해 추가 지출을 감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여행의 질'이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18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제선 여객수는 780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38만명)보다 282만명 늘었다. 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은 1588만명, 아시아나도 1027만명을 기록해 모두 증가세(각각 133만명·50만명)를 나타냈다. LCC(저비용 항공사) 가운데서는 진에어 승객이 565만명으로 집계돼 가장 큰 증가 폭(29만2000명)을 보였고 티웨이항공은 573만명으로 전년 대비 28만3000명 늘었다. 국제선 중심의 여객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항공사별 장거리 구간 공급 확대와 프리미엄 좌석 수요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거리 노선에서 비즈니스석 선택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장거리 여행에서 비즈니스석을 선택하는 승객이 증가한 이유는 서비스·편의성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미주 노선처럼 비행 시간이 10시간 이상인 구간에서는 좌석 공간, 수면 편의, 라운지 이용 등 이코노미석과의 차이가 뚜렷하다. 최근 여행비 지출을 늘려서라도 편안함을 찾는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여행의 질'이 비즈니스석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비즈니스석은 항공사 수익성에도 안정적으로 기여한다. 이코노미석은 여행사나 OTA(온라인여행사)가 일정량을 블록딜 형태로 구매해 큰 폭으로 할인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운임 변동이 크지만 비즈니스석은 할인 폭이 낮다. 업계에서는 전체 승객의 약 12%를 차지하는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이용객이 항공사 이익의 최대 75%까지를 만들어낸다는 분석도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볼륨은 이코노미, 이익은 비즈니스'라는 얘기가 있다.
티웨이 B777-300의 비즈니스 세이버석을 탄 승객 사진. /사진=티웨이항공


비즈니스석을 운영하는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티웨이항공 등 세 곳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좌석의 약 20%만 비즈니스석으로 구성되고 나머지는 이코노미석으로 채워지지만 장거리 국제선 중심으로 비즈니스 좌석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과거 A380 항공기 407석 중 2층 전체인 94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운영했고 아시아나항공도 동일 기종 495석에 비즈니스석 66석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국적사 중에 유일하게 비즈니스석 탑승률을 밝히는 티웨이항공의 올해 1~10월 장거리 노선 '비즈니스세이버석' 탑승률은 78% 수준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비즈니스석 탑승률도 80%에 육박한다고 전해진다. 국내 LCC 가운데 비즈니스석을 운영하는 곳은 티웨이가 유일한데 유럽·미주 장거리 노선에서 수요가 꾸준하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비즈니스 수요 확대로 '전좌석 비즈니스' 항공기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유럽의 '라 콤파니'(La Compagnie)가 뉴욕–파리 노선을 전 좌석 비즈니스 구성으로 운영하는 만큼 한국에서도 장거리 프리미엄 수요가 지속될 경우 국내 항공사들도 검토 단계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유럽·호주·캐나다 등 중장거리 노선에 비즈니스 좌석이 있는 대형기를 투입 중이다"며 "넓은 공간과 좌석 간격을 갖춘 비즈니스 세이버 좌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이용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