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SA코스믹


코스닥 상장사 CSA코스믹이 KH그룹의 품에서 새 출발을 선언했지만 야심차게 내건 신사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혼란을 겪으며 AI 협력사와 결별한 데 이어 KH그룹 역시 신사업과 관련 노하우가 전무한 상황이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CSA코스믹은 지난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변경해 ▲스마트팜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개발 ▲신재생에너지 등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오는 25일 지앤비조합이 제3자 유상증자(80억원)를 통해 자금 납입을 완료하면 최대주주도 변경된다. 현재 지앤비조합의 최대주주는 IHQ(지분율 99.95%)로, 사실상 CSA코스믹도 KH그룹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AI 사업 무산 후 또다시 신사업 공언…KH그룹도 신사업 노하우 의문

문제는 CSA코스믹이 불과 몇 달 전에도 비슷한 신사업 계획을 발표했다가 무산된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앞서 CSA코스믹은 지난 8월 AI 전문기업 스위트케이를 전략적투자자(SI)로 선정하고 Ai와 관련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FI) 중 일부가 구주 인수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임시주총에서 모든 안건이 부결됐다. 경영권 불안정성이 커지자 스위트케이 측도 투자를 철회했고 AI 사업 계획은 백지화됐다. 당초 100억원 규모로 계획됐던 유증 역시 80억원으로 축소됐고 납입 일정도 9월25일에서 11월25일로 두 달 연기됐다. 이에 CSA코스믹의 신사업 추진의 영향력에 대해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에 인수자로 나선 KH그룹 역시 신사업과 관련한 노하우는 전무한 상황이다. KH그룹은 조명 제조(KH필룩스), 건설(KH건설), 방송·엔터테인먼트(IHQ), 리조트 운영(알펜시아)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신약, AI, 스마트팜 등과는 거리가 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위트케이와 협력이 무산되면서 AI 사업의 핵심 파트너를 잃은 상황"이라며 "KH그룹은 부동산과 리조트 개발에 주력해온 그룹이라 CSA코스믹이 내건 신사업과 시너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4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 신사업 추진 역량 의문

CSA코스믹의 재무 상황도 신사업 추진에 걸림돌이다. CSA코스믹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연결 기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손실은 35억원, 당기순손실은 3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269억원에서 221억원을 줄었다.

이처럼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회사가 노하우 없는 스마트팜, 신약 개발, AI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사업이 막대한 초기 투자와 장기간의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올해 9월말 기준 CSA코스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9억원으로, 해당 신사업을 추진하기엔 자금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SA코스믹이 내건 신사업들은 각각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4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가 80억원의 유상증자로 이런 사업들을 추진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적인 전환사채나 유상증자 발행 역시 중단기적으로 지분 가지를 희석시켜 기존 주주들의 투자 피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CSA코스믹과 IHQ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