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에어버스 테크 허브 코리아(Tech Hub Korea) 개소식에서 왼쪽부터 최성아 대전광역시 정무경제과학부시장, 마크 벤톨(Mark Bentall) 에어버스 연구·기술(R&T)프로그램 총괄, 이선혜 산업통상부 첨단민군혁신지원과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앨리슨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Airbus)가 한국에 '에어버스 테크 허브(Tech Hub)'를 설립했다고 18일 밝혔다.


대전의 국가 연구개발(R&D) 중심지에 자리 잡은 테크 허브는 공동 연구와 혁신을 위한 전담 거점으로 운영되며 한국이 전략적 기술 파트너로서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에어버스 테크 허브는 한국 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기술 ▲첨단 경량 복합소재 ▲차세대 방위·우주 기술 등 세 가지 핵심 연구 분야에 집중한다.


마크 벤톨(Mark Bentall) 에어버스 연구·기술(R&T) 프로그램 총괄은 "테크 허브를 통해 한국의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이는 미래 항공기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장기 파트너로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 허브의 초기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건의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산업통상부와의 협약을 통해 에어버스는 대전 기술 생태계 안에서 연구·혁신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대전광역시와는 지역의 기술 환경 전반에서 에어버스의 연구 및 혁신 계획을 지원하고 가속화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KITA)와의 협약은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활용해 에어버스의 기술 중점 분야와 맞는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하고 협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테크 허브 출범과 함께 진행되는 구체적 프로젝트도 공개됐다. 에어버스는 LIG넥스원과 통신 신호 송수신에 활용되는 우주용 칩 안테나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전기화(electrification) 응용 분야에 필요한 능동 필터링 기술은 이엠코어텍(EMCoretech)과 함께 개발 중이다.


에어버스와 한국의 협력 역사는 1974년 대한항공이 A300B4 광동체 항공기를 도입한 때부터 시작돼 5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후 한국은 에어버스의 상용기·방산·우주·헬리콥터 등 전 제품군에서 핵심 고객이자 주요 협력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국내 산업 기반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KAL-ASD) 등 주요 협력사들과의 장기 파트너십 위에서 구축돼 있다. 이들 기업은 A320, A330, A350 등 에어버스 글로벌 민항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주요 구성품을 생산한다. 다수의 국내 중소기업도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테크 허브는 최근 부산에 문을 연 에어버스 자회사 복합재 기술센터(CTC·Composite Technology Centre)의 역할을 보완한다. CTC 부산 사무소는 부산테크노파크와 협력해 항공우주 분야의 첨단 복합재 소재와 공정 기술 연구·개발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에 이어 에어버스 글로벌 테크 허브 네트워크에 합류한 네 번째 국가다. 이들 허브는 업계·학계·정부·스타트업 간 협력을 촉진하며 항공우주 기술의 한계를 넓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마크 벤톨 총괄은 "연구개발 기관과 대학, 산업계가 집약된 대전은 에어버스가 미래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갖춘 도시"라며 "선진 학문과 산업적 포부가 결합되는 시너지가 향후 프로젝트 추진에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