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승소를 거두자 이를 둘러싼 정치권 업적 공방이 불 붙었다. 사진은 지난 18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론스타' ISDS 취소 신청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는 모습과 지난 8월11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광주 서구 한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승소하자 이를 둘러싼 정치권 업적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약 3173억원)의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한 2022년 8월 중재 판정을 전부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ICSID 발표 후 김민석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은 이재명 정부의 대외 성과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총합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로 대한민국의 금융감독 주권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이어 "이번 승소는 그동안 법무부를 중심으로 정부 관련 부처가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한 결과"라며 "국민께서 뜻을 모아주신 덕분에 국운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정부의 대응을 강조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ICSID가 기존 중재판정부의 론스타 승소 판정을 취소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구성해 최선을 다해왔다. 그간의 노력이 좋은 성과로 귀결된 것을 반기며 그 과정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정부 관계자와 소송대리인, 정부를 믿고 응원해 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승소 가능성을 트집 잡으며 강력히 반대했다.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당시 이 소송을 반대한 데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19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승소 가능성은 없다' '취소는 불가능하다'며 소송을 추진해 왔던 지난 정부의 대응을 거세게 비난해 왔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성과라고 이를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승소의 공을 가로채려는 민주당 태도는 뻔뻔하다 못해 참으로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해 46억7950만달러(약 6조8367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국제투자분쟁을 제기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인 뒤 여러 회사와 매각 협상을 벌이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