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사들의 IPO 실적이 내년 성적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챗GPT 생성이미지


올해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들의 성적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기준 올해 IPO 주관 실적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총 14개 사의 IPO를 주관하며 건수 기준 1위를 기록했다. 기업 수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뒤를 이어 ▲KB증권(13건) ▲대신증권·NH투자증권(9건)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8건) ▲신영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6건) ▲DB증권·IBK투자증권(2건) 순이다.


반면 공모 금액 기준으로는 KB증권이 2조821억9800만원을 달성하며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5293억9900만원을 기록하며 4위에 그쳤다.

금액기준 전체 순위는 ▲KB증권 ▲NH투자증권(8187억6800만원) ▲신영증권(5917억원)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3610억5000만원) ▲신한투자증권(2939억600만원) ▲대신증권(2036억3800만원) ▲한국투자증권(1976억600만원) ▲키움증권(1028억원) 순이다.


KB증권이 금액 기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올해 최대어로 여겨졌던 LG씨엔에스, 대한조선, 명인제약의 IPO를 잇달아 주관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LG씨엔에스 대표 주관을 통해 KB증권은 총 1조1994억4800만원에 달하는 공모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조선과 명인제약 역시 대표 주관사로 각각 5000억원, 1972억원의 공모실적을 올렸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서울보증보험과 달바글로벌을 제외하고 대부분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획득한 공모실적은 1815억36160만원, 달바글로벌은 433억6020만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올해 증권사 IPO 상장 주관 실적. /사진=강지호 기자


이처럼 엇갈린 성적표는 증권사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IPO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중소형 IPO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금리·밸류 조정·심사 지연 등으로 인해 예정됐던 대형딜들의 일정이 흔들린 반면 중소형 IPO는 비교적 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반면 KB증권은 대형 딜을 집중 확보하면서 금액 기준 존재감을 키웠다.

올해 증권사들의 IPO 전략은 내년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IPO 시장은 상반기까지 수요예측 변동성과 공모가 눈높이 하향, 심사 강화라는 구조적 변수가 겹치며 시장 체력이 약해졌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 기조를 나타내며 내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내년 무신사, 케이뱅크, SK에코플랜트 등 대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런 구조 변화 속에서 어떤 증권사가 올해 점유율을 확보했는지, 대형 딜을 선점할 역량을 갖췄는지가 내년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까지 IPO 시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정책들의 영향이 반영되는 시기를 앞두고 관련 기업들이 우선 관망하는 시기였다"며 "11월부터 관망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장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규상장 공모 규모는 연간 7조2000억원으로 전망되며 IPO 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에 버금갈 것"이라라고 밝혔다. 이어 "에식스솔루션스, 케이뱅크, 무신사, 빗썸, SK에코플랜트 등 신규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든든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