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잔금대출 중단 여파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지식산업센터가 급증하고 있다.

2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경매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2593건으로 지난해(1564건)보다 65.8% 증가했다. 이는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다. 2019년부터 5년간 연평균 573건이던 지식산업센터 경매건수는 최근 2년간 3~4배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지난해 중반부터 은행의 잔금대출 비율이 축소되거나 전면 중단된 것을 경매가 급증한 배경으로 보고 있다. 분양 물량이 정점이던 2021~2022년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의 입주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대출이 막히면서 법원경매로 넘어가는 건수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식산업센터는 통상 계약금 10%, 중도금 50%, 잔금 40% 비율로 납부하는 구조다. 중도금은 집단대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입주가 시작되면 잔금은 계약자 담보대출로 전환된다.


그런데 금융권이 분양가의 70~80% 수준에서 해오던 잔금대출을 조이자 일부 계약자들은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은 통상 대출이자를 3회 연체하면 채권회수 목적으로 경매절차에 나서게 된다. 계약자가 잔금을 내지 못하면서 시행·시공사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은행의 대출 중단은 지식산업센터 공실이 증가함에 따라 감정평가액이 낮아지면서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계약자들은 전국에 일괄적인 잔금대출 중단은 과도하다고 항의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 전국 1547곳 지식산업센터 가운데 수도권에 77%(1191개)가 몰려 있다. 경기 715개(60%)에 절반 이상이 집중됐고 서울(395개), 인천(81개)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