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한 아내가 되레 이혼을 요구해 당황스럽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남성이 되레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5년 차로 세 아이를 둔 직장인 A씨 사연이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몇 달 전부터 행동이 수상했다. 출퇴근이 일정했던 아내는 갑자기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했다. 한밤중 베란다에서 몰래 통화하는 모습도 여러 번 봤다.


어느 날, A씨 아내는 동창을 만나러 간다며 금요일 저녁에 나갔는데 연락이 두절됐다. 새벽이 돼서야 겨우 통화가 됐는데, 아내는 친구와 정동진에 일출을 보러 갔다고 했다. 심지어 아내는 "나온 김에 주말 동안 놀다가 들어가겠다"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고, 화가 난 A씨는 "당장 집으로 들어와"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아내는 다음날 집에 들어왔고 부부는 며칠 동안 냉전 상태로 지냈다.

A씨는 "아내는 마치 작정한 것처럼 막 나가기 시작했다. 야근한다면서 자정이 다 돼서 들어왔는데 머리카락이 젖어있었다. 모텔에 다녀온 건 아닐까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날 밤, A씨는 침대에 놓인 아내의 휴대전화를 치우다가 우연히 문자메시지를 봤다. 그동안 아내는 남자 동창과 단둘이 만나고 있었다.


A씨는 곧바로 잠든 아내를 깨워서 따져 물었다. 그러자 아내는 남자 동창과의 관계를 순순히 인정했다. 하지만 사과는커녕, 오히려 화를 내면서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아침에 아내가 말도 없이 출근하더니 문자를 보냈다. '며칠 친정에서 지내다 갈 테니 아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면서 "배신감에 온몸이 떨려 아내와 이혼하기로 결심했다. 아내의 짐을 모두 싸서 처가와 회사로 보냈고, 장인·장모님께도 아내가 외도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집 현관 비밀번호도 바꿨다. 그러자 아내는 "공동명의 집에 왜 못 들어가게 하냐. 왜 회사로 짐을 보내 망신을 주냐"면서 "반드시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화를 냈다. A씨는 "제가 한 행동이 이혼 소송에 영향을 미치게 되냐.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조윤영 변호사는 "A씨가 아내를 집에 못 들어오게 한 건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아내가 먼저 외도했고, 이혼을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법원에서는 아내를 유책배우자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공동명의 집의 비밀번호를 바꾼 건 아내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로 손괴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혼 소송 과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 결국 재산분할 과정에서 정산될 수 있다"며 "명예훼손이 되려면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졌다는 공연성이 필요하다. 양가 부모님에게 외도 사실을 알린 건 전파 가능성이 작아 명예훼손죄가 인정되기 어렵다. 아내의 짐을 회사로 보낸 것도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이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짐이나 상자에 모욕적인 표현이 적혀 있었다면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아이와의 면접 교섭 문제도 중요하다. 별거 초기에는 어느 정도 이해받을 수 있지만, 이후에도 고의로 아내의 면접 교섭을 막으면 양육권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