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한신평 "원화 약세 지속 우려… 내년 기업 신용 하향 지속 전망"
"반도체·조선·방산을 제외한 업종 부진 전망…원화 약세, 내수 및 투자 부진 낳을 수 있어"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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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반도체나 조선 및 방산 기업을 제외한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24일 열린 '무디스-한신평 미디어 브리핑에서'에서 원달러 환율의 약세와 반도체·조선·방산을 제외한 업종의 수익성 약화를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기혁 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보다 높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는데 달러 인덱스를 보면 원화는 달러 약세 속에서 더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며 "금값의 고공 행진이나 달러-스테이블 코인 승인 등으로 달러 중심 글로벌 통화 질서가 흔들리면서 원화의 약세가 고착화하거나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에 대한 배경으로는 미국과의 금리 및 실질 성장률 역전, 지난 3년간 한국 유동성이 증가 폭이 해외 주요국 대비 매우 높았다는 점과 함께 민간의 해외 증시 투자 증가를 들었다.
권 본부장은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는 긍정적이지만 국내 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및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특히 정부와 기업이 트럼프 정부의 MAGA 정책으로 대미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제에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반도체·조선·방산을 제외한 업종의 수익성이 약화할 것이라 봤다. 특히 석유·화학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 관측했는데 권 본부장은 이에 대해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내 과잉 생산 등 구조적 불황이 심화할 것"이라며 "차입을 확대하면서 현금이 감소한 한편 단기 차입금에 대응하는 능력까지 약화해 추가적인 등급 하락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건설은 지방의 분양 부진과 안전사고로 인한 규제 강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2차전지는 미국 전기차 세액 공제 종료로 수요 위축에 더해 중국과의 경쟁 심화가 우려 요소다. 철강업은 중국 내수 둔화에 따른 초과 공급 상황에 더해 미국과 유럽의 철강 관세 부과가 이중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산업 전반의 신용 저하 우려도 커졌다. 션 황 무디스 기업평가 부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산업 전망은 2024년 중반까지는 긍정적 기조가 있었으나 현재는 부정적으로 전환됐다"며 "개별 기업의 등급 전망을 살펴보면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은 기업이 긍정적 전망보다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화학 업종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2026년에도 낮은 수준이 이어질 것 같다"며 "무디스는 구조적 업황 부진을 반영해 다수의 화학 기업에 대한 등급 하향을 진행했는데 추가 하향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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