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와 HK이노엔의 올해 매출 전망이 주목된다. 사진은 양사 매출 전망. /그래픽=강지호 기자


GC녹십자와 HK이노엔이 각각 올해 매출 2조원,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필두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두 회사의 실적이 예상대로 나온다면 국내 제약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란 평가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해 매출 1조9197억원, 영업이익 617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 대비 매출이 14.3% 늘어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의 기존 역대 최대 매출은 2022년 기록한 1조7113억원이다. 올해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보다 92.2%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GC녹십자의 연 매출 컨센서스가 2조원을 밑돌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GC녹십자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재원 iM증권 연구원은 전날 리포트를 통해 GC녹십자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2조510억원으로 설정했다. 정 연구원은 "올해 알리글로의 연간 누적 매출은 1337억원으로 전망한다"며 "4분기 계절적 이슈로 매출이 급증하는 점, 매 분기 성장성을 증명하는 점을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알리글로는 GC녹십자 매출 성장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단일 품목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 GC녹십자 방침상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알리글로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수준으로 성장했다. 알리글로는 올 들어 매 분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GC녹십자 관계자 설명이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와 처방의약품 등의 성장을 바탕으로 올 3분기 매출 6095억원을 기록, 창립 이래 최초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곽달원 대표 숙원 '1조 클럽'… 케이캡 필두 '순항'

사진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표를 밝히는 곽달원 HK이노엔 대표.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은 올해 연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HK이노엔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조609억원, 1084억원이다. 지난해와 견줬을 때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22.8% 높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 기록 경신이 기대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8971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거뒀다.

연 매출 1조원 돌파는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의 숙원 중 하나다. 곽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경쟁력 높은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통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준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지만 지난해 매출이 8971억원에 머물렀다.


올해 HK이노엔 실적 개선 중심에는 케이캡이 자리한다. 올 3분기 케이캡 매출은 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견줬을 때 30.1% 늘었다. 원외처방액은 같은 기간 11.4% 오른 561억원이다. 통상 건강검진 수요가 4분기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남은 기간에도 케이캡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HK이노엔 관계자 설명이다.

국내 제약사가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GC녹십자와 HK이노엔이 각각 올해 매출 2조원, 1조원을 넘기는 게 의미 있는 이유다. 지금껏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국내 제약사는 유한양행이 유일하다.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제약사는 유한양행을 포함해 7곳에 그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2조678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은 유한양행과 함께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 ▲보령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