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팀이 '런종섭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 등 피의자 6명을 기소했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에 임명해 해외로 도피하게 한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피의자 6명을 재판에 넘겼다.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에 이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해병 특검팀의 두 번째 기소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등 총 6명을 범인도피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런종섭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9월쯤부터 법무부·외교부·국가안보실·대통령실 인사들과 공모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로 입건된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에 임명했다는 게 골자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죄명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인도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3가지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차관은 출국금지 해제와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의결에 관여할 수 없음에도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실장과 장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호주대사 교체 절차를 진행을 지시·독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지시하자 이를 이행하고 부실한 검증을 진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당시 전화를 받은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 사건 수사가 진전되면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관련 부처에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통령실과 외교부, 법무부 장·차관은 이러한 대통령의 뜻, 지시를 실행하기 위해 외교부는 이 전 장관의 외국어 능력검정 점수를 제출받지 않고 공관장 자격심사 신청 자격을 부여했고 이후 미리 '적격'으로 기재해 둔 심사 결과서에 심사위원들의 서명만 받는 방식으로 심사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출국금지 여부 및 자기검증질문서 허위 기재 사실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인사 검증 통과'를 결정했다"면서 "법무부는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사전에 결론 내린 후 수사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해외로 도피하게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관여해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경우 범죄 규명에 조력한 사정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