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MBK파트너스가 이번에는 인수 3년 만에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사실상 조직 축소를 염두에 둔 구조개편을 공식화하며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출석해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홈플러스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MBK파트너스가 이번에는 인수 3년 만에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사실상 조직 축소를 염두에 둔 구조개편을 공식화하며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최대주주가 MBK로 변경된 이후 수익성 악화에도 고배당을 재개하는 등 경영 정상화와는 거리가 먼 결정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홈플러스와 비슷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연구개발(R&D)·영업·지원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R&D 부문의 3개 실을 폐쇄하고 2개 실을 하나로 통합하는 등 R&D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수익성이 없는 부문을 정리하고 재배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MBK 인수 이후 우려되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023년 초 MBK 5호 펀드가 최대주주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이후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자회사 탑플란 흡수, 대표 교체, 이사회 재편 등 조직 정비에도 불구하고 2022년 22.3%였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0.1%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12.3%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7~9월) 누계 영업이익률은 7.0%로 MBK 인수 이후 수익성이 3분의1 수준으로 급락한 셈이다.


그럼에도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약 1001억원을 지급했다. 이 중 약 830억원은 지분 83.6%를 보유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악화된 실적과 무관하게 인수 이후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R&D 중심 조직개편 소식이 전해지자 MBK의 또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인 홈플러스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MBK 인수 이후 수익성 악화와 점포 매각, 인력 조정 등을 반복한 끝에 지난 3월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 MBK의 경영 기조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성장과 미래투자보다는 단기 영업이익률 개선을 중시하는 경영 방식이 오스템임플란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MBK의 인수금융(레버리지)에 따른 이자 부담과 향후 재매각 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현금 창출능력' 강화 필요성이 조직개편을 밀어붙이는 요인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사태에서 비판받았던 LBO(차입매수) 구조의 문제점이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언론에 "조직개편이 전보다 규모가 커 보일 뿐 현재 기준으로 인력 감축 등 실질적인 구조조정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 제기된 '25% 감원설' 역시 "과장된 관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자회사 오스템글로벌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