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구글·애플 앱스토어에 지급하던 30% 수수료에서 벗어나 '자체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Chat GPT


국내 게임업계가 구글·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에서 벗어나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탈 앱마켓'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반독점 규제에 대한 소송 여파로 수수료 인하 가능성도 커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수익 구조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게임사 '팡스카이'는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인앱결제 강제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10조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과 애플은 자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인앱결제에 대해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를 거부하면 해당 앱을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해왔다.

지난달 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구글이 에픽 게임즈와 '포괄적 합의'에 도달했으며 수수료 인하·경쟁 촉진·개발자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목표로 하는 안드로이드 및 앱 스토어 개혁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앱스토어 거래에 대해 9%에서 20%의 수수료를 적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에픽 게임즈가 구글에 제기한 수수료 인하 반독점 소송이 합의 단계에 접어들며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법원에 합의 문서를 제출하며 5년간의 법정 공방이 사실상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 발효와 미국 내 반독점 소송 패소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게입업계는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가 현행 30%에서 15%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구글·애플에 지불한 인앱결제 수수료는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결제 시스템 '퍼플'을 도입해 그동안 앱스토어에 지급해온 30%의 수수료를 절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게임에도 자체 런처를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아이온2는 출시와 동시에 PC 자체 결제를 도입했다. 현재 PC 결제 비중은 전체의 9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수수료 인하 효과가 가장 큰 기업으로 거론된다. 넷마블 전체 매출의 약 90%가 모바일 게임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이 인앱결제 기반이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2022년 자체 PC 런처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에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고 지급수수료 비중을 2020년 40%대에서 올해 30%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넥슨 역시 '마비노기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프리시아 전기' 등 주요 타이틀을 중심으로 PC런처 기반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인앱결제 수수료율이 인하될 경우 국내 주요 게임사의 영업이익이 평균 7%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수료가 수익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글로벌 수수료 인하와 자체 결제 확대가 맞물릴 경우 수혜를 입을 거라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게임업계에서 모바일 게임 자체 결제 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완전한 외부 결제 자유화 및 15%에서 20% 수준의 인앱 결제 수수료 인하가 가시권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