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가 화재로 인해 간접 피해를 입은 인근 주민을 위해 사과 편지와 선물을 돌려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SNS 갈무리


지난달 15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이랜드월드(이랜드) 천안 물류센터 인근 주민들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뜻밖의 선물과 편지에 뭉클한 감동을 쏟아내고 있다. 화재 피해 당사자인 이랜드가 자신들의 복구보다 주민들의 건강과 안정을 먼저 걱정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넨 것이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면서다.


10일 한 SNS 이용자가 게시한 '우리 동네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오늘 집에 오니 선물 세트가 와 있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주민들의 생생한 반응이 담긴 댓글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37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

천안 지역 주민인 작성자 A씨는 현관 앞에 놓인 선물 상자 사진을 공유하며 "화재로 피해 복구에 정신없을 텐데 주변 피해까지 신경 써야 함이 안쓰럽다. 난 피해조차 없었는데 받기가 무안하다"고 적었다. 상자에는 비타민, 배도라지청 등 호흡기에 좋은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임직원들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해당 게시물은 공개된 지 며칠 만에 37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120여개의 댓글이 달리고 160회 가까이 공유(리그램)되는 등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며 화제를 모았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해당 게시물에는 주민들과 누리꾼들의 따뜻한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이웃 주민은 "물류창고 불나면 무섭던데 뼈대만 남았더라"며 안타까워했고, 이에 작성자는 "(화재로 타버려서) 뼈대만 남은 거 보고 속상했는데 이런 것까지 받으니 씁쓸하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감사한데 뭔가 슬프다. 본인들이 제일 힘들 텐데 배려가 있다"며 기업의 상황을 걱정했다.

무료 건강검진부터 선물까지… 위기 속 빛난 '상생'

누리꾼들은 이랜드가 보여준 책임감 있는 태도에 선플(선한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댓글창에는 "와, 이랜드 기업 정신 괜찮다. 이미지 완전 더 좋아짐", "우리나라 기업 절대 지켜", "이랜드야 이번의 위기를 딛고 다시 한번 위대하게 흥해보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주자)'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언론에 노출이 안 된 화재다. 많이들 이용하자"며 스파오, 뉴발란스, 애슐리 등 이랜드 계열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는가 하면 "이랜드 계열에서 의류 평소에도 많이 사는데 앞으로 더 애용해야겠다" "해외 브랜드 아웃하고 이랜드 애용하자"며 힘을 보탰다.

이랜드는 이번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한편, 화재 직후 연기로 고생한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출장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등 이웃 챙기기에도 힘썼다.

당시 건강검진을 받은 주민들은 "폐 X-ray나 혈액검사 등 당장 궁금했던 부분을 확인해 줘서 몸도 마음도 안심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15일 오전 6시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이랜드 패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4년 7월 준공된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19만3210㎡)의 천안 물류센터는 일일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하는 대형 물류 시설이다.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약 2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랜드월드는 천안 물류센터 화재 이후에도 전국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항만 물량 긴급 투입 ▲브랜드별 온라인 출고 센터 추가 확보 등 발 빠른 조치로 단 하루 만에 배송을 정상화해 업계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자신들도 큰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이웃의 불안을 먼저 살핀 이랜드의 '조용한 지원'에 주민들은 "뼈대만 남은 물류센터를 보며 같이 마음 아팠는데 오히려 위로받았다"며 훈훈한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