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신사'… 용산 복합 매장 가보니
타깃·콘셉트별로 구역 세분화해 큐레이션 극대화
아이파크 몰 내 최대 패션매장… 정몽규 직접 방문
"지금이 K패션 골든타임" 불황에도 오프라인 확장
고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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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자 초대형 편집숍 '무신사 메가스토어'와 자체브랜드(PB)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를 한 공간에 담은 무신사의 첫 번째 복합형 매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 안에 들어서자 의류뿐 아니라 가방, 모자, 화장품 등 구역마다 빽빽하게 들어찬 상품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신사 제품으로 꾸미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무신사는 이날 프레스 투어를 열고 오는 11일 개점 예정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 및 '무신사 스탠다드 아이파크몰 용산점'을 공개했다. 총면적은 약 3305㎡(1000평)로 무신사가 만든 가장 큰 오프라인 매장이자, 용산 아이파크몰 내 단일 패션 매장 중 최대 규모다. 기존에는 에잇세컨즈·슈펜·원더플레이스 등 3개 브랜드가 나눠 쓰던 공간을 무신사가 통으로 꾸몄다. 매장 바로 맞은편에는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자리 잡고 있어 묘한 긴장감 속에 '한일전'을 예고했다.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무신사의 큐레이션 역량을 극대화한 '공간 구성'이었다. 200여개에 달하는 입점 브랜드와 수많은 제품은 타깃과 콘셉트에 따라 세분화됐다. 1020 여성 고객을 겨냥한 '무신사 걸즈', 2030 직장인 여성을 노리고 포멀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꾸며진 '무신사 포 우먼', 20대 후반~40대 남성 고객을 위해 직장인 데일리룩을 제안하는 '무신사 워크&포멀' 등 고객층에 맞게 구역이 나뉘어 있었다.
무신사는 각 구역 상단에 사이니지를 설치해 고객들이 공간의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역마다 다른 디자인의 로고를 적용해 브랜드별 개성을 살렸다. 무신사 관계자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무신사 걸즈' 단독 매장을 오픈한 것처럼, 이곳의 각 콘셉트 스토어들도 향후 개별적인 '모듈러 매장'으로 독립해 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팝업 존으로 새로운 콘텐츠 제공… 정몽규 회장도 "잘 부탁한다"
에스컬레이터로 올라올 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면 공간에는 파란 벨벳 카펫으로 구분된 팝업 존이 자리했다. 이곳의 브랜드와 콘텐츠는 정기적으로 바뀐다. 이날은 아디다스가 첫 팝업을 선보였다. 뒤편에 자리한 '무진장 신발이 많은 곳'이라는 무신사의 이름값을 증명하듯 한쪽 벽면을 300여종의 운동화로 가득 채운 '슈즈 월'과 매장 입구에 오프라인 최초로 구현된 스포츠 전문관 '무신사 플레이어'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현장에는 정몽규 HDC 회장이 예고 없이 방문해 조만호 무신사 대표와 함께 매장을 둘러봤다. 조 대표는 정 회장에게 매장 곳곳을 안내했고,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며 격려와 응원을 전했다. 평소 외부 노출이 드문 두 수장의 만남은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불황 뚫고 공격적 출점… K뷰티·K푸드 다음은 K패션
무신사는 이번 용산 매장 오픈을 기점으로 다양한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 접점을 넓힌다. 내년 1월 홍대에 선보이는 신발 전문 매장 '무신사 킥스' 등 다양한 독립 매장은 물론 무신사 스토어도 빠르게 늘릴 예정이다. 중국 상하이 등 해외에서도 매장을 연다.
패션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무신사가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펼치는 것은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K푸드와 K뷰티에 집중된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이 K패션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을 내다본 선택이다.
현장에서 만난 무신사 관계자는 "K뷰티와 K푸드는 이미 상당히 많이 성장했지만 패션은 그동안 그 흐름을 온전히 타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이 바로 그 '적기'"라며 "뷰티와 푸드를 좋아하는 해외 고객들이 소비 연장선에서 패션에 눈길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기를 놓치면 언제 이런 좋은 호재가 올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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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