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아틀라스, 초대형 차체에 '육각형 캠핑 DNA' 담다
[시승기] 팰리세이드보다 큰 5m 전장… 덩치만큼 민첩했던 반전 매력
양평=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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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용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요소는 넉넉한 적재공간과 2열 완전 폴딩 구조, 그리고 비포장도로에서도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사륜구동(AWD)이다. 장시간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인 12V·220V 전원 지원, 비·먼지·진흙 환경을 견디는 내구성 높은 실내 마감까지 갖춰야 진짜 '캠핑 맞춤형 SUV'라 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1박2일 동안 함께한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이 점을 모두 갖춘 육각형 SUV였다. 우수한 주행 능력과 사륜구동 특유의 파워가 더해져 아틀라스의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복잡한 서울 도심을 벗어나 양평에 들어서자 폭이 좁고 커브가 많은 도로가 나타났다. 한국에서 시판 중인 대형 SUV 중 가장 큰 크기를 지닌 아틀라스가 도로를 잘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팰리세이드보다 긴 전장 5095mm의 큰 차체 때문에 코너에서 둔할 것 같았지만 예상보다 민첩하게 방향을 잡아줬다. 급코너에서도 차체 특유의 묵직함으로 중심을 잡았다.
서스펜션은 전체적으로 단단하다는 인상이었다. 앞쪽은 맥퍼슨 스트럿, 뒤쪽은 멀티링크 구조를 쓰지만 세팅 자체가 견고하게 조여진 느낌이라 평소 부드러운 승차감에 익숙한 기자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글램핑장에 도착해 주차할 때는 덜컥 걱정이 됐다. 수입차들은 후방 카메라의 왜곡이 심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후진기어를 넣자 주차를 돕는 에어리어 뷰 기능이 켜졌다. 360도로 차의 움직임과 주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주차 부담이 덜했다.
카라반 옆에 선 아틀라스는 그제야 본래 자리를 찾은 듯 캠핑 SUV의 면모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마운틴 레이크 블루의 아틀라스는 중후하면서도 활동적인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외장은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폭스바겐의 R-Line 디자인 패키지가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클래식한 내부는 스포티한 외부와 사뭇 다른 느낌을 줬다. 퀄팅 패턴의 '비엔나 가죽 시트'는 편안하게 운전자의 몸을 감쌌다. 앞 좌석 시트엔 8-way 전동 조절, 열선 및 통풍, 마사지 및 전동 럼버 서포트 기능이 들어갔다.
아틀라스는 공간 활용 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갖췄다. 3열 50:50 폴딩 시트는 레그룸과 승하차 편의성이 충분해 성인이 앉아도 불편함 없었다. 필요에 따라 2~3열을 접어 다양한 레이아웃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3ℓ에서 최대 2,735ℓ까지 확장된다. 모든 시트를 접으면 완전 평탄한 플랫 폴딩 구조가 마련돼 캠핑·서핑·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공간 활용성을 제공한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아틀라스의 온도 조절 기능이 빛을 발했다. 새벽 동안 영하로 내려간 온도에 차에 서리가 내려 난감했다. 시동을 켜고 디포그 기능을 켜자 3분 만에 즉시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시야가 맑아졌다. 앞 좌석은 물론 뒷 좌석에도 열선 시트 기능이 적용돼 추운 아침에도 금새 몸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
아쉬운 부분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소 낯선 인터페이스다. 스마트폰과 차를 연결하기 위해 한참을 설정 창을 뒤적이다 폭스바겐 관계자의 도움을 받았다. 내장된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려고도 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시의성 때문에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연결해 티맵을 켰다.
거대한 차체를 갖고도 스마트키에 원격 주차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서울로 돌아와 지하주차장에 차를 넣을 때는 공간이 너무 좁아 운전석 문이 거의 열리지 않아 옆좌석으로 빠져나와야 했다. 전폭 1990mm의 아틀라스는 동급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1980mm)보다 폭이 넓어 이런 상황에서는 체감 차이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는 2.0 TSI 4MOTION R-Line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R-Line 7인승 6770만1000원 ▲R-Line 6인승 6848만6000원이다(VAT 포함, 개별소비세 3.5%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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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