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 /사진=뉴스1


LG에너지솔루션이 1조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은 수익성 외에도 국내 배터리 업계의 가격과 제품 안전성, 산업기여도 등을 종합평가한다는 점에서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차 입찰에서 전체 물량 중 25% 확보하는 데 그쳤던 LG에너지솔루션은 삼원계(NCA) 대비 안전성이 뛰어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2차 입찰의 판을 흔든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2차 입찰에서는 '문항별 배점'이 달라졌다. 기존 1차의 '가격 60%-비가격 40%' 평가 구조를 '가격 50%-비가격 50%'로 수정해 비가격 요소의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비가격 평가지표에서 가장 배점이 확대된 것은 '화재에 대한 안전성'이다. 기존 6점에서 11점으로 5점이나 상향됐다. 이 때문에 2차 입찰에서는 NCA보다 발화 위험이 낮고 열 안정성이 높은 화학정 특성을 가진 LFP 배터리의 상대적 우위가 예상된다.

LFP 배터리로 입찰에 참여한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력, 양산 및 운영 역량 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은 크게 ▲LFP의 화재 안전성 ▲국내 유일 LFP 양산 경험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 경쟁력 ▲ 운영·A/S 역량 등으로 대표된다.


화재 안전성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는 기존 NCM/NCA 계열 대비 열 안정성이 높은 화학적 특성을 가졌다. 발화 개시 온도가 삼원계 대비 높고 열폭주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열폭주 발생 시에도 산소 방출이 거의 없어 대규모 ESS 환경에서 폭발성 확산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열 제어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외부 냉각수나 자연 환기만으로도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LFP 제품은 모듈 단위에서 화재 전이를 방지하는 설계를 갖췄으며 UL9540A 기준을 충족한다. 열 폭주 현상이 없어 별도의 복잡한 소화설비 없이 외부 냉각수나 자연 환기만으로도 열을 낮출 수 있어 실제 현장 대응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LFP 배터리 양산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실제 글로벌 ESS 시장의 90% 이상이 LFP를 적용 중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비중국권 기업 중 유일하게 ESS용 LFP 양산 체계를 확보한 배터리 기업이다.

지난해 말 중국 남경 공장 일부 라인을 전환해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6월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해 3분기 말 기준 120GWh에 육박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이러한 양산 이력과 공급 실적은 글로벌 고객사 및 공공 ESS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 경쟁력도 강점이다. 이번 제2차 중앙계약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은 단순한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실제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역량까지 확장돼 있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잔존 용량(SoC)의 정확한 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으나 이번 입찰에 적용되는 한국향 LFP 솔루션에는 자체 개발한 'BMS 자동 보정'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월 1회 필요했던 완전 충·방전 보정 절차 없이도 SoC를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어 별도의 운전 중단 없이 연속적인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 LFP의 구조적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단점으로 지적되던 운영 불편 요소를 소프트웨어로 보완한 것이다.

운영경험 및 A/S 역량도 충분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3년부터 국내 전력망 서비스 조직을 구축해 전국 8개 지점의 A/S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입찰의 중심인 호남지역에 전문 대응 역량을 더욱 강화해 즉각적인 현장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2022년 한국전력 계통안정화 ESS 사업과 2023년 제주 장주기 B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낙찰 사업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선택한 바 있다. 이번 2차 중앙계약시장에서 제주 지역에 전력거래 기반 투자 방식이 도입됐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제주 지역에서 유일하게 다수의 VPP 운영 및 전력거래 실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