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편해질까… 나스닥, 평일 23시간 거래 추진
밤 거래 7시간 신설… 뉴욕증권거래소·시카고옵션거래소도 24시간 거래 추진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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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이 평일 거래 시간을 16시간에서 23시간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같은 거래 시간 연장 계획 승인을 요청했다. 2026년 3분기 초 시작을 목표로 한다.
현재 나스닥은 미국 동부 시간을 기준으로 프리마켓과 정규장, 애프터마켓으로 거래된다. ▲프리마켓 오전 4시~9시30분으로 5시간 30분 ▲정규장 오전 9시30분~오후 4시로 6시간 30분 ▲애프터마켓 오후 4시~8시로 4시간이다.
연장 계획안은 이같은 프리마켓과 정규장, 애프터마켓을 하나로 통합하고 밤 거래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낮 거래 오전 4시~오후8시로 16시간 ▲밤 거래 오후 9시~오전 4시로 7시간으로 총 23시간이다. 밤 거래 중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의 거래는 다음 거래일 분으로 간주한다.
중간에 비는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는 휴게시간으로 시스템 점검과 청산이 이뤄진다.
거래 주간은 일요일 오후 9시 시작해 금요일 오후 9시 종료하는 것으로 한다. 이는 기존 월요일 오전 시작에서 일요일 오후 시작으로 앞당겨지는 것이다.
척 맥 나스닥 북미시장 수석부사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국 시간대에 자신의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를 원한다"며 "미국 주식에 대한 해외 수요가 과거보다 훨씬 증가한 것이 이번 계획의 계기"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는 전 세계 시가총액의 3분의 2에 달한다. 나스닥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17조달러(약 2경5089조원)에 달했다. 나스닥에는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과 아마존 등이 상장돼 있어 해외 투자자 수요가 높다.
다만 투자 시간 확대를 위해서 과제도 있다. 증권정보처리시스템(SIP)이 업그레이드돼야 하기 때문이다. SIP는 각 거래소의 호가를 통합해 시세를 표시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미 증시 중앙 청산기구인 예탁결제공사(DTCC)는 2026년 2분기까지 주중 24시간 청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더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24시간 거래를 추진한다. NYSE는 2024년 2월 SEC로부터 24시간 거래 잠정 승인을 받았지만 실시간 호가 시스템을 개선하라는 전제 조건을 제시받았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거래시간이 확대되면 유동성이 낮아지는 한편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거래시간이 연장될 경우 미국 시간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 등에는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훨씬 적어 스프레드(호가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거래 참여자가 적어 매수 및 매도 호가 차이가 커져 적정가 형성이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또한 24시간 거래 확대를 위한 제도 및 인프라 개선 대비 수익성도 불확실하다.
기관투자자 참여 여부 역시 변수다. 블룸버그는 현재 대부분 거래는 개장과 마감 직후 집중되는 상황에서 밤 거래 시간이 확대된다 한들 기관 자금이 본격 유입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나스닥은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척 맥 부사장은 "시장에 스트레스와 변동성이 커질 때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나스닥의 시스템은 복원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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